[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영국 최대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영국 내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확대하기로 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도 불구하고 신약 수요가 많은 만큼 영국 시설에 더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GSK는 27일(현지시간) 영국 더햄과 하트퍼드셔, 앵거스에 위치한 생산시설을 확대하는데 2억7500만파운드(약 4102억원)를 투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만큼 신약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2분기 신약 매출은 10억파운드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늘었다.
특히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HIV)과 에이즈 치료제 판매가 호조를 보여 세레타이드와 애드베어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았다. 백신 판매는 11% 늘었고 헬스케어 제품 판매는 7% 증가했다.
덕분에 GSK의 2분기 653억파운드의 매출액을 올려 전년대비 11% 늘었다. 환율 효과를 제거해도 4% 성장한 것이다. 주당순이익은 24.5펜스로 42% 증가했다.
앤드류 위티 GSK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설비투자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최근에 결정한 것”이라며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다르게 나왔어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티 CEO를 비롯해 제약업체 경영진은 영국의 유럽 탈퇴를 반대해왔다. 이들 바람과는 달리 브렉시트로 결정이 났지만 당장 영국을 떠나는 분위기는 아니다.
가장 목소리를 높였던 존 렉라이터 일라이릴리 CEO도 이날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서리 지역에 위치한 신경과학 센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렉라이터 CEO는 “브렉시트로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막히지 않는 한 센터를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데려올 수 있도록 영국 정부가 기본적인 원칙을 지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