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설립 40주년을 맞아 전통적인 투자처인 금융 뿐만 아니라 소매 및 아프리카 자원 분야까지 자산 사냥에 나서는 등 투자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소재 국부펀드연구소(Sovereign Wealth Fund Institute)에 따르면 테마섹의 자산 보유 규모는 지난 3월말 기준 2150억싱가포르달러(약 176조7000억원)에 달한다. 세계 10위 안에 드는 ‘큰손’이다. 테마섹의 주요 투자처로 부상한 분야는 소매와 에너지·자원이다.
소매는 신흥국 중산층의 증가로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테마섹은 지난 3월 아시아 최고 갑부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으로부터 소매업체 왓슨 지분 25%를 440억달러(약 45조3000억원)에 매입했다. 같은 달 테마섹 주도 컨소시엄은 식음료 관련 기업 올람(Olam) 주주들에게 25억3000만싱가포르달러 상당의 지분 매입 제안을 했다.
유럽 컨설팅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소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조9200억달러에서 오는 2018년 16조120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라지브 비스워즈 IHS글로벌인사이트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테마섹이 최근 몇년간 추구하는 주요 투자 전략 중 하나는 신흥국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산층 지출을 활용하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중산층 증가는 향후 20년에 걸쳐 세계 경제 변화를 주도하는 주요 글로벌 메가트렌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마섹은 아프리카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테마섹이 에너지 및 자원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 3월말 기준 40억싱가포르달러로 집계됐다. 테마섹의 전체 투자에서 에너지·자원 투자 비중은 지난 2011년 3%에서 지난해 6%로 올랐다.
테마섹의 100% 자회사 파빌리온에너지는 지난해 탄자니아 천연가스 블록 3개 지분 20%를 13억달러에 사들였다. 지난 4월 테마섹은 나이지리아 석유 기업 세븐에너지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한편 테마섹 전체 투자 중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31%로 여전히 가장 높았지만 지난 2008년 40%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다.
▶ 관련기사 ◀
☞ 소비재투자로 눈돌리는 테마섹..롯데쇼핑·CJ오쇼핑등 수혜기대
☞ 테마섹, 阿·동남아 공략..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