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 안재만 기자] 현대그룹의 현대건설(000720)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상실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현대그룹이 매각주관사에 납부한 이행보증금 2700억원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무산의 책임이 채권단에 있다면 현대그룹은 이미 납부한 이행보증금을 되돌려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푼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결국에는 치열한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7일 외환은행·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등 3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현대건설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이행보증금 반환 결정을 운영위에 위임하는 안건을 서면동의 방식으로 주주협의회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행보증금 반환 문제를 둘러싸고 주주협의회 8개 금융기관 사이에 잡음이 흘러나올 것을 방지하고 현대그룹이 제기할 수 있는 소송 등에 단일한 목소리로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파악된다.
이행보증금은 매수자가 매도자에게 지급한 일종의 계약금이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29일 현대건설 채권단과 주식매매 양해각서(MOU) 체결 직후 이행보증금 2755억원(입찰금액의 5%)을 매각주관사에 납부했다.
매각 무산의 책임이 매도자인 채권단에 있다면 채권단은 이 돈을 현대그룹에 돌려줘야하지만 매수자인 현대그룹의 잘못으로 MOU가 해지된 것으로 결론나면 돌려줄 필요가 없다.
후자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했던 한화그룹이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실사를 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다며 채권단을 상대로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해 지금까지 법원의 심리가 진행 중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한화가 인수를 포기했을 때 이행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사례와 이번은 다르다"며 "아직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일단 채권단의 발표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채권단은 이행보증금 반환 문제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MOU를 맺어놓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깨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나중에 이행보증금을 돌려줘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대방의 잘못으로 MOU가 해지되면 돌려주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 등 법률적으로도 미묘한 문제가 얽혀있다"며 "우선 주주협의회가 처리방안을 운영위에 위임하면 나중에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채권단 사이에 이의제기 등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현대건설 채권단, MOU 해지안 등 서면동의 착수
☞현대건설 매각 좌초 위기[TV]
☞[방송예고]신고수열전, 코스피 2000p 돌파 피로감 역력…향후 전략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