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진짜 테스트는 오히려 지금부터다. 테스트에 통과한 은행 일부도 가까스로 기준을 맞춘 탓에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고, 그럼에도 유럽 차입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고 앞으로도 결코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이는 점은 부담이다.
◇ 통과한 은행들도 자본계획 잇따라
이번 테스트에서 실패한 은행은 7곳에 불과했고 자본확충 규모도 시장 예상범위의 가장 밑단인 35억 유로에 그쳤다. 하지만 테스트를 통과한 은행들 역시 가까스로 기본자본(Tier1) 비율 6% 기준을 맞추면서 추가 자본확충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각국 은행별로 자본확충 계획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 피래우스 은행은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시나리오 상에서 기본자본비율이 6.4%에 불과, 11억 유로를 조달키로 했고 다른 그리스 은행들도 수개월 안에 증자에 나설 계획이다.
테스트에 실패한 스페인 저축은행들은 20억 유로 가량을 확충할 계획이고 기본자본비율 6% 문턱을 겨우 넘은 방코 패스토르 등 일부 은행도 자본을 확충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일부 은행들이 유럽 평균치를 크게 밑돌자 이탈리아 정부는 은행들이 정부보증 채권인 이른바 트레몬티 채권(Tremonti bond)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 진짜 테스트 지금부터..신뢰 잃으면 자금줄 막힐 듯
이렇게 은행들의 신규자금 조달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서 은행권에 대한 테스트는 지금부터라는 진단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자금조달이 쉽지 않고 이것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또 다른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스페인의 방코 빌바오 비즈가야 아르헨티나 은행은 건전한 재무 상황에도 불구, 지난 주 20억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기록적인 금리를 감내하고 발행해야 했다.
개리 젠킨스 에볼루션증권 채권 리서치 헤드는 "은행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고 정상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느냐가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차입여건 개선 주목..향후 여건 만만치 않아
차입 시장의 개선 여부는 유럽 경제 전반의 회복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의 비금융기업들이 전체 부채 조달의 70% 가량을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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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유럽은행을 통해 자금을 굴렸던 미국 머니마켓펀드(MMF)가 유로존 리스크 증가와 미국의 새로운 금융규제 영향으로 자금위탁을 꺼릴 것으로 전망되고 보험사들 역시 자체적인 자본강화를 위해 예전만큼 유럽 은행에 유동성을 대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추진 중인 은행자본 규정 강화도 중장기적으로는 자금조달 압력을 높여 결과적으로는 유럽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