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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5원 폭등, 연중최고..역외세력 주목(마감)

손동영 기자I 2000.11.21 17:00:57
21일 달러/원 환율이 장중 한때 1172원까지 폭등하는 극심한 혼란속에 전날보다 13.50원 높은 116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72원까지 치솟은 것은 지난해 11월23일 기록한 1173원이후 1년만이며 종가기준으로도 전날의 1154원에 이어 연중최고치를 경신했다. 21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6원 높은 1160원에 거래를 시작, 개장초 잠시 1159.70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강한 오름세를 타며 11시9분쯤 전날보다 18원이나 높은 1172원까지 폭등했다. 역외세력이 달러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 환율폭등세를 주도했고 정유사등 기업들의 다급한 결제수요도 가세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주재의 외환시장 안정대책회의가 오후에 열리는등 당국의 대응이 가시화하면서 일부 외국계은행과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달러매도에 나서자 환율은 서서히 되밀려 1163.50원으로 오전거래를 마쳤다. 1166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2시22분쯤 1170원으로 잠시 올라서는 강세를 보였으나 역외세력일부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반락, 3시쯤 1162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1163~1165원수준에서 안정되던 환율은 장마감을 앞두고 상승폭이 커져 1168원으로 반등한 뒤 전날보다 13.50원 높은 1167.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환율급등을 주도한 역외세력은 이날 개장초부터 달러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오후들어 환율이 1162원까지 밀리는 과정에서는 달러매도에 일부 나서기도했다. 일부 역외세력은 1170원 수준에서 차익실현을 위해 달러를 팔았지만 1163~1164원 수준에선 저가매수에 다시 나서는등 혼조세를 보였다. 적어도 일방적인 달러매수는 아니었다는게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얘기다. 시장참가자들은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에 대해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적 달러매수와 환리스크 헤지를 위한 정책적 매수가 뒤섰여있는 것으로 파악하고있다. 특히 G, S등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투기적 매수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의 결제수요와 네고물량은 꾸준히 시장에 나왔다. 기업들의 실수요 물량은 환율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않았다. 동남아 통화, 특히 대만통화가 불안한 가운데 공적자금 조성 지연으로 대표되는 구조조정 문제가 부각됐고 달러/엔 환율의 오름세도 심리적으로 달러매수를 자극했다. 외환당국은 이날 개장직전부터 "단기간의 급격한 환율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개입에 나섰고 오후 4시 외환시장 안정대책회의를 소집하는등 긴박하게 대응했다. 이에 따라 환율은 1172원을 정점으로 서서히 되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국책은행들은 이날 꾸준히 달러를 팔았지만 폭등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장막판 환율폭등과 관련, 재경부장관의 발언이 예정돼있는 상황에서도 달러매도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시장 전체적으로 달러가 부족해보이며 특별한 달러공급요인이 등장하지않는다면 환율오름세를 꺾기는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재경부장관까지 나선 것으로 볼 때 내일 환율이 다시 오름세로 출발할 경우 개입이 강하게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국책은행들의 달러매도등 당국의 종가관리에도 불구, 1167.50원이란 높은 종가가 형성됐다"며 "시장의 달러매수심리가 여전히 강하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환율전망에서 오늘밤 런던과 뉴욕의 역외선물환(NDF) 시장 움직임과 나스닥 동향이 매우 중요하다"며 "원화를 포함한 동남아 통화의 약세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외국금융기관들의 분석이 나오는등 시장 분위기는 달러강세쪽"이라고 전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476억원, 32억원등 총 508억원 주식순매도에 나섰다. 주식매매동향은 환율동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못했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3억97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4억210만달러가 거래됐으며 스왑은 4억1960만달러, 5억200만달러가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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