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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합의 임박”에 유가 5%대 급락
이날 랠리의 한 축은 중동발 훈풍이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이란과 협상 중이며 오늘이나 내일 타결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협상안 초안이 마련됐다고 전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통화하며 미·이란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역시 유럽 국가들의 호르무즈 기뢰 제거 작업 허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대감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69% 급락한 배럴당 75.77달러, 브렌트유는 5.26% 내린 79.36달러에 거래됐다. 토니 미아노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인스티튜트 전략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통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이 정상화하고 단기 에너지 가격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이 하루아침에 정상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발 압박은 완화될 수 있어도 전반적인 물가는 당분간 끈적하게 유지될 수 있어 국채금리 하락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경계했다.
팔란티어 29%·반도체 4일간 최대폭 랠리
실적 시즌도 랠리에 힘을 보탰다. 팔란티어는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하며 29% 급등, 2024년 2월 이후 최대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를 “비현실적일 정도(otherworldly)”라고 표현했다. 캐터필러도 매출 성장 가이던스를 상향하며 5%대 상승, 다우지수 상승분에 300포인트 이상을 기여하며 최대 견인주 역할을 했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건설장비 수요가 실적을 밀어올렸다는 설명이다.
반도체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7%가량 급등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 2020년 이후 최대 4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7월 한 달간 20.6% 급락했던 데서 회복하는 흐름이다. 마이크론이 7% 넘게, 마벨테크놀로지가 13%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티에리 위즈먼 매쿼리그룹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는 “최근 사흘간 증시가 치솟는 걸 보면 세상에 아무 문제 없어 보일 정도”라며 “반도체 기업들조차 7월 급락에서 회복했고, 일부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 투자가 현금흐름을 과도하게 갉아먹는다는 우려를 잠재우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실망시키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S&P500 상장사 중 실적을 발표한 304개사의 85.2%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장기 평균(67.5%)을 크게 웃돌았다.
베이조스 매도에 아마존만 하락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4% 가까이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고, 금융(골드만삭스 2%대 상승)과 산업재·소재 업종도 2%가량 동반 상승했다. 시장 전반의 상승 폭도 넓었다. 나스닥 거래대금의 80%,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대금의 70%가량이 상승 종목에 몰렸고, 나스닥에서는 상승·하락 종목 비율이 3244대 1099, NYSE는 1785대 879에 달했다.
다만 개별 종목에서는 온도차가 있었다. 아마존은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가 지난해 11월 마련한 사전매도 계획(10b5-1 플랜)에 따라 약 1500만주(41억 달러 규모)를 매도한 것으로 확인되며 2% 내렸다. 전날 실적 호조로 시가총액 3조 달러(약 4290조6000억원)를 처음 돌파한 직후 나온 매도라 차익실현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다. 치폴레는 미네소타주 매장에서 살모넬라균 오염 가능성이 제기된 할라피뇨를 회수했다는 소식에 8% 급락했다. 맥도날드는 부진한 실적에도 소폭 올랐다. 씨티그룹의 존 타워 애널리스트는 맥도날드에 대해 “국내외 동일점포 매출이 견조해 인플레이션 압박을 상쇄할 수 있다는 근거는 충분하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한 반면, 베어드의 데이비드 타란티노 애널리스트는 “저소득층 소비자 관련 매크로 역풍과 현금흐름 관련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중립’ 의견을 유지하며 관망하는 게 낫다”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금리 인상 기대는 후퇴…관건은 금요일 고용지표
국채금리는 유가 급락 영향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6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하락한 4.62%를 기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67.2%에서 이날 56.9%로 낮아졌다.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덜어내면서 나타난 변화로 풀이된다. 다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부 연준 인사들은 중동 전쟁과 AI 투자 붐이 촉발한 물가 상승 압력을 이유로 오히려 금리 인상 지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에드워드 해리슨 블룸버그 마켓라이브 매크로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 이중책무 가운데 유일하게 달성되지 않은 항목”이라며 “이번주 발표될 비농업 고용지표에 다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고, 지표가 강하게 나오면 실질금리에 재차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렛 켄웰 이토로 전략가도 “고용지표가 뜨겁게 나오면 9월 금리인상 명분이 강해지겠지만, 지난주 예상보다 부진했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맞물려 실망스러운 고용지표가 나올 경우 연준이 동결을 유지할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7일 발표될 7월 비농업 고용지표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한편 장 마감 후에는 스페이스X가 상장 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78억1000만달러(약 11조1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수치로,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집계 기준 시장 전망치 69억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주당순손실은 9센트로, 시장 예상치였던 26센트 손실보다 손실 폭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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