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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락에도 반도체 투매…다우 0.5%↑·나스닥 0.2%↓[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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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7.28 05: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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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DUV 개발 보도에 ASML 8%↓
AI서 소비재·크립토로 자금이동
FOMC·빅테크 실적 대기 해석도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뚜렷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주 약세가 발목을 잡으면서 지수별로 엇갈린 하루를 보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2.83포인트(0.51%) 오른 5만2210.08에 마감하며 3대 지수 중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반도체 비중이 큰 나스닥종합지수는 43.74포인트(0.18%) 내린 2만4932.0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20포인트(0.02%) 오른 7413.18에 장을 마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

(사진=AFP)
(사진=AFP)
이날 시장을 움직인 두 축은 명확했다. 중동 정세 완화에 따른 유가 급락이 증시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었지만, 중국발 반도체 경쟁 우려가 기술주를 짓누르면서 그 훈풍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이다. 블룸버그와 CNBC는 나란히 “반도체주 투매가 유가 하락 효과를 상쇄했다”고 전했다. 다만 로이터는 ‘빅테크 실적 대기’에 좀 더 무게를 실어 분석했다. 이는 이번 주 있을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애플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의미로, 반도체 이슈와 함께 이날 시장을 설명하는 또 다른 축으로 볼 수 있다.

반도체 vs 유가, 두 재료의 줄다리기

가장 큰 재료는 반도체였다. 이날 오전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상하이증시 데뷔 첫날 466% 폭등하며 중국 최대 온쇼어 상장사로 등극하자, 미국 증시에서도 초반엔 오히려 반도체주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디인포메이션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장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네덜란드 ASML의 미국 예탁증서는 이 보도 이후 8% 넘게 급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지난 6월의 사상 최고치 대비 약 20% 낮은 수준까지 밀려났고, 이를 추종하는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SMH도 2%가량 하락했다. AMD와 테라다인이 각각 4%, 5% 내리며 낙폭이 컸고 마이크론도 3% 밀렸다.

글로벌트인베스트먼츠의 토머스 마틴 수석포트폴리오매니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치열해지는 기술 경쟁을 우려로 꼽으며, 인공지능(AI) 투자 붐에서 “바람이 빠지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짚었다.

반면 유가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며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브렌트유는 8.7% 급락해 배럴당 88.36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5% 내려 82.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사흘째 중단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좋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며 평화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실패하면 공습을 재개하겠다고도 경고한 만큼 휴전 상태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자금은 반도체에서 소비재·통신·크립토로

유가 하락의 수혜는 뚜렷했다. 항공주(유나이티드·델타)와 크루즈주(로열캐리비안·카니발)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옥시덴탈페트롤리엄과 엑슨모빌 등 정유주는 하락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자금 이동이다. 투자자들은 AI 인프라·반도체 관련주에서 자금을 빼내 소비재와 통신서비스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였다. 알파벳이 3% 반등하며 통신서비스 업종 강세를 이끌었고, 소비재(스테이플) 업종도 상승했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탈동조화 현상도 지속됐다. 데이터독·포티넷·팔로알토네트웍스·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주는 강세를 보인 반면, 반도체는 약세였다. 최근 60거래일 중 32일이나 두 업종이 반대로 움직였는데, 이는 2001년 관련 ETF 출시 이후 최고 수준의 디커플링이다.

반도체·AI인프라주에서 빠진 자금 일부는 가상자산 관련주로도 흘러갔다. 비트마인이머전이 11%, 스트래티지가 7%, 코인베이스가 4.5% 급등했다. 다만 AI 익스포저가 큰 비트코인 채굴주(사이퍼마이닝 -8%, 라이엇 -5% 등)는 오히려 약세를 보여, 크립토 내에서도 온도차가 갈렸다.

테슬라는 로보택시·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진전이 더디다는 이유로 도이체방크가 목표주가를 465달러에서 420달러로 낮췄고, 지난 6월 상장한 스페이스X는 사상 최고가 대비 50% 하락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상장 첫날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스페이스X 광고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AFP)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상장 첫날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스페이스X 광고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AFP)
인플레 우려 완화…금리↓ 금↑

10년물 국채금리는 3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하락한 4.64%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달러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금은 강달러 부담 속에서도 0.7% 오른 온스당 4082.87달러를 기록했다. 22V리서치의 제프 제이콥슨은 최근 금의 상대적 약세가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며, 국채금리가 다시 4.7~5% 구간에 도달하면 금 가격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FOMC·PCE·빅테크 실적…이번 주 3대 변수

이번 주는 굵직한 이벤트가 몰려 있어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오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온다.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는 동결 확률이 62%로 우세하지만, 25bp 인상 확률도 38%까지 반영돼 있어 시장 예상보다 인상 가능성이 높게 잡혀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FOMC 다음 날인 30일에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되는데,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판단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빅테크 실적도 이번 주의 최대 변수다. MS·아마존·메타·애플이 순차적으로 실적을 발표하는데, 지난주 알파벳과 테슬라가 부진한 잉여현금흐름을 공개하며 AI 투자 정당화 논란에 불을 지핀 만큼 이번 실적은 반도체주의 향방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정학적으로는 이란과 오만 간 호르무즈해협 선박 통행 재개 협상 상황도 계속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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