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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은 선거 참패로 민주당의 발언권이 약해진 기회를 틈타 △문재인 정권 권력형 비리 의혹 수사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인사정보관리단 안착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개정 등 주요 현안 처리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우선 한 장관의 핵심 과제는 전 정권 권력형 비리 의혹 색출이다. 문재인 정권은 검찰의 권한 비대화를 우려해 ‘검찰 힘빼기’에 주력해 왔지만, 윤 정권은 부정부패를 엄단하기 위해 검찰의 본래 기능 복원이 시급하다는 기조다. 이러한 검찰 복원 정책이 당위성을 얻으려면 검찰이 권력형 비리 의혹 수사에서 성과를 도출해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주문이다.
실제로 한 장관은 취임 하루 만에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고 검찰 요직 곳곳에 ‘특수통’ 검사들을 배치하며 부정부패 엄단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총괄하는 등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한 송경호 검사가 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여성가족부 대선 공약 개발 의혹’ 수사들이 진전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아울러 수원지검장에는 ‘청와대 감찰 무마 사건’ 수사를 지휘한 홍승욱 검사가 임명되면서 이재명 민주당 상임 고문이 연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이 고문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에 당선돼 불체포특권이 적용되면서 소환조사 및 체포 등 수사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잇따른다.
이 밖에도 여당의 선거 대승으로 정치적 부담을 던 검찰은 △라임펀드 △산업부 블랙리스트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文대통령 사위 취업 특혜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 문재인 정권 청와대 관계자들이 연루된 비리 의혹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일부 의혹은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실시되고 주요 인사들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는 등 ‘윗선’ 수사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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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민형배 전 민주당 의원이 ‘위장탈당’을 벌인 점 등을 지목하며 법안 생성 과정에 절차적 흠결이 상당하다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또 헌법 12·16조에 명시된 검찰의 영장청구권 조항은 사실상 수사권이 전재 돼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검수완박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 안착도 한 장관의 주요한 과제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인사 검증 기능을 중립적인 국가 기관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바 있다.
야권은 법무부가 검찰 인사권과 공직자 인사 검증권을 동시에 쥐어 권한이 지나치게 커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한 장관은 법무부의 ‘전횡’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관리단 독립성 보장 정책을 내놔야 하며, 현재 검증 업무 중간보고 금지, 비(非)검찰·법무부 출신 단장 임명, 정보 접근 제한 지침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약속한 상태다.
또 한 장관은 검찰의 수사상황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제한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도 손 본다. 조 전 장관 시절 만들어진 이 규정은 피의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로 제정됐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고 특히 당시 검찰 수사를 받던 여권 인사들이 혜택을 보면서 ‘방탄 규정’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 장관 역시 취임 전부터 해당 규정에 문제의식을 여러 차례 드러냈던 만큼 전면적인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장관은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에서 해당 규정과 관련해 “실제 운영과정에서 공개범위 축소에 따른 국민의 알권리 제한 등과 같은 비판적인 의견들이 있었다“며 ”장관에 취임하면 검찰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의 여러 의견을 경청해 합리적인 공개범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며 규정 개정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