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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담긴 '선거인 명부', 시민은 어쩌다 길에서 주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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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I 2022.03.11 11:07:48

선거인명부, 길가 쓰레기 더미서 발견돼
선관위 "단순 실수, 수거 후 파쇄 절차 밟을 예정"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유권자의 이름 등 개인정보가 담긴 선거인명부 인쇄물이 회수되지 않은 채 길거리에서 발견돼 선관위의 개인정보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용인시 기흥구 영덕 1동 투표소 주변 길가에서 선거인명부 색인부 3개가 버려져 있는 것을 한 시민이 발견했다.

선거인명부란 선거인의 범위를 확정하고, 선거권을 가진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작성하는 공적 장부다. 선거인명부에는 선거인의 이름, 주소, 성별, 생년월일 등이 기재되며 명부에 등록된 사람만 투표할 수 있다.

애초 선거인명부에는 유권자들의 개인 정보가 포함돼 선거가 끝나면 읍면동 사무실로 회수돼 파쇄돼야 하지만, 해당 자료는 코로나19 방호복 등 폐기물과 섞여 쓰레기장에 놓여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연합뉴스)
도 선관위 관계자는 “현장에서 버려야 할 게 있고 사무실로 별도로 가져가야 하는 것이 있는데 구분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단순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선거인명부 색인부 3개에 몇 명이 포함되었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확진자 색인부라서 버려진 게 아니고 확진자와 비확진자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인명부를 주운 시민분으로부터 내일 명부를 수거해 파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함께 준비하다 보니 선거인명부 관리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제20대 대선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와 개표 과정으로 불거진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이달 4~5일 서울 강서구 등에서 시행된 사전투표 과정에서 유권자 명부 관리를 소홀히 해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가 차려진 주민센터 직원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등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또 “전날 개표 과정에서도 인천 남동구 개표소에서는 용지 색이 다른 두 종류의 투표용지가 발견되고 부평구 개표소에서는 투표함 이송 과정에 문제가 제기돼 개표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며 “불법 선거라는 의구심을 야기하는 나태, 무사안일주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방위적 수사를 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 단체는 노정희 선관위원장을 같은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노 위원장은 본투표 전날인 8일 “미흡한 준비로 혼란과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선관위의 부실 선거관리 문제는 이번 대선에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5일 치뤄진 사전투표에서는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지를 소쿠리나 라면박스에 담아 옮기도록 했고, 그 옮기는 과정이 참관인 없이 진행요원 1명 손에 의해서만 이뤄지기도 했다. 어떤 유권자에게는 다른 사람이 기표한 투표지가 새 투표용지와 함께 전달되기도 했다. 또 사전투표지를 보관하는 장소에 있던 CCTV를 종이로 가려놓은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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