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발 '훈풍'…남북경협株 등에 업고 증시 웃을까

김대웅 기자I 2019.06.30 15:54:25

트럼프, 김정은 판문점서 만나 악수하고 북한땅 밟아
미중 정상 합의로 무역전쟁 잠시 휴전
향후 협상 과정서 증시 변동성 확대 전망
韓 수출 지표도 중요 변수

30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서울역 대합실 TV를 통해 시민들이 지겨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이번주 증시에는 DMZ발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깜짝 회동에 나서면서 북미 대화와 북한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앞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 양국 정상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이후 3차 북미 정상회담이나 미·중 무역전쟁 휴전 후속 조치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지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6월 24~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0.24% 오른 2130.6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바이오주(株) 쇼크에 4.44% 급락한 690.53에 마쳤다. 코스피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지며 박스권을 그렸고, 코스닥에서는 에이치엘비가 기대에 못 미친 임상 3상 결과를 내놓으면서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자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하지만 지난 2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에서 90분간의 담판 끝에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피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DMZ를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깜짝 만남을 가졌다.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악수하는 장면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재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이에 따라 증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녹는 가운데 남북경협주나 DMZ 관련주 등 특정 테마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든 북미 관계든 향후 전개 방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은 양국간 견해차가 여전해 실제 타결로 이어지기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 전부터 대체로 무역협상 재개와 추가 관세부과 유보를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정상회담 결과가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장관급 무역협상이 재개돼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관심은 점차 펀더멘털 지표들로 이동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굵직한 거시경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어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6월 수출 증가율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7월 3일 발표) 등 각종 매크로 이벤트가 예정된 점도 경계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에선 변동성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바이오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 시장은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큰 소형주보다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수출 지표가 투자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 20일까지 수출이 부진했기에 총 수출에 대한 기대가 낮은 상태이고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이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수출 전망에 불리한 요인”이라며 “실제로 마이너스인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리수로 확대될 경우 증시에 부정적인 환경이 빠르게 조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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