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광수 칼럼니스트] 치아가 많이 썩어서 신경치료를 받은 경우나 발치한 경우 원래의 치아가 하던 기능을 해 주도록 보철 치료를 받게 됩니다. 흔히 "이를 해 넣었다"고 표현하지요.
이를 해 넣은 후에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어 식사 후 항상 이쑤시개를 사용해야 한다고 불편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는 경우는 대개 세 가지 정도로 나눠서 생각해 볼수 있습니다. 물론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첫째, 음식물을 씹는 면 쪽에서 보았을 때 이를 해 넣은 치아와 이웃한 치아 사이가 약간 벌어져 있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음식물을 씹을 때 이 틈 사이로 음식물이 그대로 들어와 박혀 잇몸을 압박해 굉장히 아프고 피가 나고 잇몸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보철물을 임시 접착하고 시험 기간 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보철물의 옆면을 약간 수정해 이웃하는 치아와의 틈을 없앨 수 있지만 완전히 접착한 경우에는 제거하고 다시 제작해야 합니다.
둘째, 치아를 삭제한 후 해 넣은 보철물과 삭제한 치아면이 만나는 경계면이 빈틈 없이 연결돼야 하는데 보철물이 잘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접착제가 침이나 기타 음식물의 수분 등에 의해서 녹게 되고 그 빈 공간으로 음식물이 끼어 들어가게 됩니다. 한번 들어간 음식물은 빠져 나오기가 어렵기 때문에 냄새가 나고 보철물 안쪽에서 2차 충치가 진행되거나 잇몸 염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보철물을 제거하고 다시 제작해야 합니다. 대개 야매로 이를 해 넣은 경우에 이런 경우가 많은데 보철물이 치아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고 주변 잇몸까지 푹 덮고 있는 걸 자주 보게 됩니다.
특히 신경 치료를 한 경우 통증이 없기 때문에 보철물 안에서 충치가 진행되는 것을 잘 모르게 됩니다. 이런 경우 불량 보철물을 제거해보면 치아 몸통 부분이 다 녹아서 흐물흐물 하고 치아 뿌리만 남아 있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셋째, 풍치(잇몸 질환)로 인해서 이와 이 사이의 잇몸이 치조골과 함께 아래로 내려간 경우입니다. 나이가 젊고 잇몸이 건강한 경우 이와 이 사이에 분홍색의 건강한 잇몸이 삼각형 모양으로 꽉 차 있어서 그 사이로 음식물이 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나이가 들거나 잇몸병이 진행돼 이와 이 사이의 치조골이 흡수돼 높이가 줄어들게 되면 잇몸도 따라서 줄어들게 돼 이와 이 사이에 삼각형의 검은 공간이 생기게 됩니다. 그 삼각형 모양의 공간을 메워 달라고 하시는 분이 종종 계시는데 그런 방법은 오히려 잇몸병을 악화시킬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음식물이 끼지 않도록 하는데 치료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니라 음식물이 끼더라도 잘 빠지고 통과될수 있는 형태로 보철물이나 잇몸의 형태를 형성하는데 치료의 초점을 맞춥니다. 보철물이 치아와 매끄럽게 잘 맞으나 잇몸이 내려가서 생긴 검은 삼각형 모양의 공간에 끼는 것은 보철물이 잘못 제작된 것이 아닙니다.
잇몸이 많이 내려간 분들은 보철 치료를 받은 후 이 부분을 깨끗이 관리하려는 본인의 노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치간칫솔이나 치실과 같은 보조도구로 양치질과 함께 세심한 관리를 하셔야 오래도록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최광수 원장(위드미 치과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