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정기자] 중국 경제의 온도가 다소 식은걸까. 최근 발표되는 중국의 경제지표들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과열된 중국 경기가 다소 진정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들리기도 하지만 이같은 해석을 받아들여도 될지 논란이 뜨겁다.
◇ 주춤한 지표들..중국 과열경기 식고있나
지난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비 1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1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6.9%를 밑도는 수치다.
중국 내 투자열기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 전월 27.4%보다 낮아졌다. 고정자산 투자도 전문가들의 예상에는 못미쳤다. 국가통계국은 정부의 금리인상과 토지이용 및 은행대출 규제 등의 긴축정책으로 고정자산 투자 붐이 주춤해졌다고 분석했다.
또 금리인상 영향으로 시중 통화공급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총통화(M2)증가율도 17.9%로 전월 18.4%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공개된 주요 지표들이 이처럼 시장 전망치를 비껴가면서 정부의 긴축정책이 드디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런민대학의 리용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경제 흐름은 정부의 긴축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안도감을 준다"고 차이나데일리를 통해 말했다. 한편 그는 향후 몇 개월간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에 수정할 점이 있는지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국의 '나름대로' 긴축정책 효과보나..글쎄?
중국 경제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긴축정책을 이끌어내기까지 중국이 걸어온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중국 경제는 올 상반기 동안 10.9%나 성장했고, 2분기에만 11.3% 성장하는 등 가속 행진을 이어오며 과열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은 글로벌 경제 불균형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위안화 평가절상과 환율 변동폭 확대를 요구하는 외부의 압력도 만만치 않았다.
찰스 슈머(민주)와 린지 그레이엄(공화) 미 상원위원은 중국을 상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9월 마지막주 대중환율보복법안을 표결해 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또 다른 유사 법안 제출건도 중국을 짓누르고 있다. 상원 금융위원장 찰스 그래슬리와 맥스 바커스 의원도 환율을 공정하게 운영하지 않는 나라를 대상으로 한 법안을 제출했다.
미국 등 외부 세력들은 아직 만족하지 못하기는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도 그간 나름대로 긴축정책을 실시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7월 페그제를 폐지하고 위안화를 2% 절상한데 이어 시중 은행의 지급준비율과 대출금리를 지난 4월 이후 두 차례 인상했다. 러나 상하이 증권보는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의 갈 길이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8개월간 중국 금융기관들의 총 대출은 2조5400억위안(3180억달러)에 달해 올해 총 목표치인 2조5000억엔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M2 증가율 역시 전월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중국은행의 목표치인 16%를 웃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달 총통화공급이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의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급준비율과 예금 및 대출 금리를 올리는 등 취해야 할 조치가 아직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