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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신용등급 하향 루머..주식·채권 동반 약세

강종구 기자I 2003.02.24 13:10:39
[edaily 강종구기자] 미국 2위 자동차회사인 포드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지도 모른다는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포드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만한 새로운 증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가능성을 적게 보고 있지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이미 위험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은 경영상태가 점진적으로 호전되고 있고 재무적으로도 위험하지 않다며 등급 햐향위험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포드의 주가는 3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2.43%가량 하락했다. 주가는 지난해 10월초 7달러선이 붕괴된 이래 거의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더 스트리트닷컴은 이날 주식투자자들이 온통 포드의 신용등급 강등설에 불안해 했다고 전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이날 미국 회사채 수익률은 국채와의 금리차이(신용스프레드)를 줄였지만 포드를 포함한 자동차업체들은 예외였다. 채권딜러들은 포드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며 매수를 꺼렸고 자동차업체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0.01~0.02%포인트 확대됐다. 포드측은 신용평가기관들과의 정기적인 회의를 오해한 채권딜러들이 루머를 퍼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년에 두 번 정기적으로 갖는 신용평가사들과의 미팅을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으로 잘못 받아들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전혀 근거없는 낭설은 아니라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스코트 스프린젠 S&P 애널리스트는 “(포드의) 영업성과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포드에 대해 부정적인 등급 전망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프린젠은 “포드가 최근 구조조정 노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들이 우려를 지속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포드는 순이익의 상당부분을 SUV와 픽업트럭의 판매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 두 부문의 마진률을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생산능력이 증가하고 있어 공급과잉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럭셔리차량 부문의 성과도 혼조양상이다. 스프린젠은 포드의 해외사업부문도 고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이 포드의 기업연금에 대한 우려다. 포드의 기업연금 부채는 2001년말 25억달러에서 지난해말에는 156억달러로 6배가량 급증했다. 스프린젠은 지난달 28일 연금부채의 급증으로 포드가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금부채 문제를 해결하는데 5년은 걸린다는게 S&P의 판단이다. 포드가 내리막길에 들어선 것은 지난 2001년말부터. 경쟁력있는 새로운 차량을 거의 출시하지 못했고 비용은 늘어났다. 동시에 자동차수요는 줄어들었고 가격경쟁은 심화됐다. 결국 포드는 2002년초부터 영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포드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고 심지어 투기등급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난해 10월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의 연구보고서가 나오면서 증폭됐다. CSFB는 포드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시장에서의 지위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그러나 포드의 신용등급이 정크등급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고 있다. 포드가 정크등급으로 떨어지려면 S&P는 현재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내려야 하고 무디스는 세단계 떨어뜨려야 한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힐리는 “포드의 재무상황이 실제로 변한 것은 없다”며 “유동성은 여전히 양호하고 자금조달 능력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포드는 지난해말 현재 253억달러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은행 크레디트라인도 345억달러에 달한다. 이중 사용분은 80억달러가량에 불과해 여유는 충분해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또한 포드의 유동부채규모가 미미하고 내년에 상당규모의 채권이 만기를 맞지만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비드 힐리는 "지난 6개월여동안 포드의 경영상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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