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폐식도외과)는 지난 2021년 177명의 식도암 환자에게 식도 절제 및 재건 수술을 시행했으며, 수술 후 한 달 이내에 사망한 환자가 아무도 없어 수술 사망률(수술 환자 중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의 비율) 0%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식도암 수술을 연간 30례 이상 집도하는 병원이 드문 상황에서 한 해에 200례 가까운 수술을 하면서도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하다. 식도암 수술 건수로 세계 상위에 속하는 병원조차도 수술 사망률이 평균 1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서울아산병원은 병원 문을 연 1989년부터 식도암 수술을 시작해 2011년 1천례를 달성했다. 2017년부터는 연간 150건이 넘는 식도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식도암 수술은 다른 암 수술에 비해 매우 까다롭다. 암 조직이 있는 식도를 잘라낸 다음 위장이나 소장, 대장을 이용해 식도를 만들어 원래 식도의 남은 부분과 연결해야 한다. 수술 시간은 평균 8~12시간이며, 기존에 식도암 수술 병력이 있는 복잡한 경우에는 최장 26시간까지도 소요된다.
가슴과 배, 때로는 목 부위까지 광범위하게 절개해야 해 암 수술 중 수술 범위가 가장 넓다. 이로 인해 통증과 감염, 폐렴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 수술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60~70대 이상 고령 환자들에게는 두세 개의 수술을 동시에 받는 것 같은 큰 부담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는 넓은 절개 범위에 따른 흉터와 통증,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로봇이나 흉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을 적극 시행해왔다. 특히 로봇으로 수술을 하면 가슴과 복부에 1cm 이하의 구멍을 4~5개 정도만 내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고통이 줄어들고 회복 기간도 단축된다. 2021년 식도암 수술 환자 177명 가운데서도 110명(62%)이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로봇 수술은 식도암 초기이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게 적용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아시아에서 식도암 로봇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0년여 간 다양한 병기의 식도암 환자들은 물론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도 로봇 수술을 안전하게 실시했으며, 우수한 수술 결과를 국내외 여러 학회를 통해 발표해왔다.
이러한 수술 성과 뒤에는 여러 진료과 간 긴밀한 협진 시스템이 자리해 있다. 식도암 치료는 흉부외과(폐식도외과)를 비롯해 위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간 협진이 필수다. 서울아산병원은 20여 년 전 국내 최초로 식도암 통합진료를 시작하며 환자 맞춤형 수술 방향을 세우고 체계적인 중환자 관리를 시행해 수술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김용희 서울아산병원 식도암센터장(흉부외과 교수)은 “다른 암에 비해 식도암 수술 사망률이 월등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식도암 수술 사망률 0%’ 기록은 놀라운 성과다. 그만큼 고령의 식도암 환자들이 안전하게 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진료과 간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식도암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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