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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성수제)는 26일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 대해 1심의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양부 안모씨에겐 1심과 같은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장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장씨가 이유를 막론하고 용서될 수 없는 중대 범죄를 저질렀지만 영구적으로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화될 만한 객관적 사실이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정인이를 상습 폭행·학대하고, 그해 10월 13일 정인이 복부에 강한 힘을 가해 정인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 안씨는 같은 기간 부인의 방치와 폭행으로 정인의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는다.
1심은 지난 5월 장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인정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남편 안씨에 대해선 아동학대와 유기·방임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도망치거나 스스로 방어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범행”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장씨 측은 항소심 법정에서도 학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복부를 밟아 숨지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장씨는 지난 5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제가 한 짓은 입에 담기에도 역겹고 엽기적이었다.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최악의 엄마를 만나 최악의 방법으로 생명을 잃은 둘째에 무릎 꿇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인이의 직접적 사망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진 복부 폭행 혐의에 대해선 변호인을 통해 “복부를 밟지 않았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은 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해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심에서도 장씨에 대해 “스스로 방어하기 어려운 16개월 아이를 상대로 한 범행으로서 죄질이 크고 반사회적이다. 범행 횟수와 결과, 중대성에 비춰봤을 때 엄벌이 마땅하다”며 “영원히 사회와 격리되는 극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사형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남편에 대해선 징역 7년 6월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