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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어야 산다`..유통3社, 2011년 M&A에 승부

유환구 기자I 2010.12.22 11:17:57

롯데-신세계-현대百그룹, 내년도 M&A 통해 몸집불리기 시도
현금동원 능력 돋보여..`M&A 따른 판도변화` 주목

[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들이 내년 M&A를 통한 영역 확대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올해 롯데쇼핑(023530)이 적극적인 M&A로 덩치를 불린 만큼 경쟁사들도 내년에는 고삐를 바짝 당길 기세다. 주요 그룹들 모두 넉넉한 자금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포식자` 롯데..내년에도 M&A `큰손`

최근 몇년 사이 롯데그룹은 M&A 시장의 황태자나 다름 없었다. 주력 분야인 유통업쪽에서는 더욱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올해 1월 바이더웨이를 2740억원에 인수했고, GS마트와 GS백화점은 1조3400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롯데홈쇼핑은 5월에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를 1516억원에 사들였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2위 유통업체인 마타하리 인수전에 뛰어들어 미국의 월마트와 프랑스의 카지노와 함께 우선협상대상자 후보에 선정된 상태다. 
 
▲ 롯데백화점 중동점
롯데그룹측은 내년에도 M&A에 적극적인 기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사업성이 충분한 패션기업을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해외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확장을 시도하는 움직임은 내년에도 변함없을 것"이라며 "백화점 부문은 새로운 비지니스 창출을 위해 패션 업체 인수를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간에 지나치게 덩치를 불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달 무디스는 매각 금액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마타하리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재무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M&A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무구조는 우량한 편이다. 롯데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을 포함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경우 2011년 기준 부채비율이 74.5%, 유동비율 39.6% 수준이다. 
 
토지와 건물 등의 자산이 풍부하며 이를 유동화하는 현금동원능력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올해 국내점포 6곳을 매각해 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이 그 사례다.

◇ M&A 공백 신세계,`내년에는 다를 것` 중론

신세계(004170)는 M&A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도 없다. 중국 이외의 해외 시장이나 홈쇼핑 업계에 대한 신규 진출도 현재까지는 `루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내년 경영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다음달 실적공시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M&A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실상의 `노코멘트`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신세계가 M&A에 적극적일 것이란 전망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유통업의 현실에 비춰볼때 M&A를 통한 해외진출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이유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이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은 현지 유통업체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 중국 이외의 지역에 대한 해외 진출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는 추측을 낳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M&A에서 소극적인 결과 롯데그룹에 뒤쳐지고 있는 게 사실인만큼 내년에는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며 "삼성생명 지분매각을 통한 자금 동원 능력도 있어 내년에는 M&A 시장에서 신세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보유중인 삼성생명 지분 11.1%는 내년 5월 말 보호예수가 풀린다. 시장에서는 신세계가 지분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회사측에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에도 관심이 있지만 정부에서 허가를 내줄 가능성이 낮아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며 "홈쇼핑 사업 진출에도 지속적으로 저울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공격경영 선언 현대百그룹, M&A 통해 영토확장 시도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M&A 시장에서 후보 선수로도 거론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7년간 그룹 내부를 추스르는데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올해부터 공격 경영의 닻을 올리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6일 그룹내 식품회사 현대그린푸드가 LED조명 생산업체인 `반디라이트`의 지분을 인수하며 LED산업에 뛰어든다고 선언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처럼 유통업 내에서의 M&A보다는 외형 성장을 위해 다른 분야에 대한 인수 합병을 시도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M&A의 기본적인 방향은 기존의 유통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 될 것"이라며 "환경과 에너지, 금융, 건설 등 신규 업태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것은 현재 보유 현금의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상장사인 현대백화점과 4개 법인으로 나눠져있는 비상장회사들의 보유액까지 합하면 지난달 말 기준 1조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익 규모가 재계 10위권 중반 수준인데다 내년도 신규 점포 확대로 현금 보유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현대백화점그룹은 M&A 시장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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