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이기업)⑨한신평정보..`정보는 돈`

김국헌 기자I 2006.06.09 14:38:56

기업 개인정보 가공해 수익 창출
안정적 재무구조..주가 재평가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올해 2월 중국업자들이 최대 122만명의 한국인 명의를 도용해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계정을 개설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다.

그런데 이 일로 돈을 번 기업이 있다.  

한국신용평가정보(이하 한신평정보)다. 리니지 사건 이후 한신평정보(030190)의 인터넷 명의도용 방지사이트 `크레딧뱅크(www.creditbank.co.kr)`에는 신규 가입자가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한신평정보는 기업과 개인의 정보를 가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신용정보회사다.

박상태 한신평정보 사장(사진)의 말에 따르면 "쌓인 정보로 먹고 사는 회사"다.

유가증권, 회사채, 사업성 등을 평가해 기업의 신용도를 등급 분류하는 신용평가사 `한국신용평가`를 분리하고, 한신평정보는 기업과 개인의 정보를 가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용정보회사에 초점을 맞췄다.
 
◇ 캐시 카우는 채권추심

신용정보회사 한신평정보의 현재가 `채권추심`이라면 미래는 `개인정보`(Credit Bureau)이다.

한신평정보의 수익 대부분은 채권추심 부문에서 나온다. 기업과 개인의 빚을 회수하는 채권추심 업무가 지난해 전체 매출의 58%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이후 급증했던 부실채권이 최근들어 급감했지만 개인의 카드빚, 휴대폰 사용요금 연체(통신채권) 등 새로운 채권들이 그 자리를 메우면서 채권추심 업무는 여전히 주수입원(캐시 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통신채권 부문에서 KTF, KT,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주요 통신업체를 선점해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한신평정보의 홈페이지(www.kisinfo.com)는 신용정보회사답게 많은 회사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반면 개인정보 부문은 지난해 매출에서 12% 비중에 그쳤다. 하지만 불투명했던 개인정보 분야의 성장성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 떠오르는 성장동력 `개인정보`

올해 2월 한국개인신용(KCB)가 개인정보 분야에 진입하면서, 3개사가 경쟁하면 시장점유율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금융기관이 가계대출을 심사할 때 한신평정보의 `CB스코어`가 심사기준으로 자리잡아 현재 4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KCB의 CB서비스가 시작되는 2007년이면 시장점유율이 3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하지만 경쟁자 KCB가 진입하면서 오히려 개인정보 시장이 조기에 활성화되고 시장전체의 파이도 커졌다.  KCB가 개인정보 조회 건당 1000원의 고가정책을 펼치면서 개인정보 시장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또 인터넷 사이트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회원 가입할 때 실명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인 절차로 자리잡으면서 한신평정보의 실명확인서비스 매출도 성장세다.

이에 따라 한신평정보의 개인정보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개인정보 매출은 지난 2002년 82억원에서 2005년 121억원으로 늘어났다.

◇ 실적 탄탄..신규사업 추진도 적극적

한신평정보는 ▲실적 성장 ▲안정적인 재무구조 ▲수익성 있는 자회사 보유 등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게다가 신규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성장성도 기대된다.  

우선 실적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순매출액은 지난 2002년 487억에서 2005년 1043억원으로 3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지난 2002년 42억원에서 2005년 84억원으로 증가했다.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현금성 자산만 100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비용구조를 갖고 있다.

또 자회사 한국신용평가는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사와 합작법인으로 업계 수위를 다투고 있는 기업이다. 또 KIS정보통신, 한신평네트웍스. 한국이지론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박 사장은 "현재 주수입원에 만족하지 않고, 신규사업이 전체의 10%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규사업 구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연체이력부터 신용도 높이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신용포털사이트를 구상 중이다.

◇ 주가 재평가 중

한신평정보는 고배당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최근 1분기 실적 호조와 기업설명회(IR) 활동 강화로 재평가 받고 있다.

한신평정보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많은 주주들로부터 IR 활동을 강화할 것을 요구받으면서, 올해 IR을 확대해 외국인 비중이 높아졌다. 올해 1월2일 22.39%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5월30일 33.52%까지 높아졌다.

                           ◆2006년 한신평정보 주가추이



1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이면서 한신평정보의 주가가 4~5월 사이에 상당히 높아졌다. 경쟁자인 KCB의 시장 진입으로 지난해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있었다. 1년반 동안 1만7000원대 주가에서 횡보했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이 경쟁자 진입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1만원대 후반이던 주가가 4월말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2만원 후반대로 올라섰다.

올해 초 1만7100원으로 52주최저가를 기록했던 한신평정보가 지난 5월25일 2만64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최고가를 경신했다.

주가가 단기간에 상당히 높아져서 부담이 되고 있지만 앞으로 전망은 긍정적이다. 한신평정보의 1분기 실적도 좋았지만 채권추심 부문은 하반기에 더 좋은 실적을 낸다.

삼성증권도 지난 5월 "올해 전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을 보일 전망이며, 개인정보 부문의 성장성이 기대된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3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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