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터뷰)빌링은 컨텐츠의 인프라-퓨쳐테크

이의철 기자I 2001.11.08 12:49:18
[edaily]"인터넷 빌링 솔루션이 뭐냐고요? 인터넷 상에서의 모든 지불과 과금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인터넷 기업들이 유료 컨텐츠를 제공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모든 방식을 말합니다" 퓨쳐테크는 인터넷 컨텐츠기업들에겐 없어선 안될 기업이다.컨텐츠 제공 기업들에겐 "인프라 스트럭처"와도 같은 인터넷 빌링시스템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원 퓨쳐테크 사장은 "인터넷에서의 정보는 "공짜"라는 인식은 이제 점점 사라질 것"이라며 "질높은 컨텐츠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돈을 벌 수 있어야 하고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과금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과금형식엔 여러가지가 있다.전화료 같이 사용시간에 따라 돈을 내야 하는 "시간 종량제 과금"에서부터 조회 건수에 따라 돈을 내는 "건수 종량제 과금" ,아예 일정액을 내면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정액제" 등등. 과거 PC 통신에선 주로 시간종량제 과금방식이 채택됐지만 인터넷 환경에선 여러가지 다양한 과금 형식이 필요하게 된다.그래서 탄생한 것이 퓨쳐테크의 "앳빌"솔루션이다. 이 사장의 전공은 기계공학이다.대학을 졸업하고 몸담았던 직장(현대전자,삼천리기계)에서도 기계나 플랜트의 해외영업을 담당했었다.도대체 인터넷과는 거리가 있어도 한참 먼 일이었다.그런데 어쩌다가 "인터넷 컨텐츠",그것도 과금 솔루션에 관심을 두게 됐을까? "기계쪽 일을 하면서도 한계가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주로 상대하던 기업들이 독일 미국 쪽의 선진기업이었는데 국내 기술과는 한 20년-30년 격차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이러다간 평생을 주변적인 일만 하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장의 잠재해있던 도전의식을 깨운 것은 빌게이츠였다."평소에 고민만 했을 뿐 실천에 옮기지 못했는 데 빌 게이츠의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을 굳혔습니다.당시 성공한 이들의 자서전을 많이 읽었었는데 빌 게이츠의 책이 특히 제 마음을 사로잡았죠" 이 사장은 삼천리기계를 "대책 없이" 그만두고 자기사업을 결심하게 된다.그러면서 사업화의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첫째,선진국과 기술적 격차가 많이 나지 않는 아이템을 고를 것 둘째,시설과 자본이 많이 필요하지 않는 업종을 고를 것 셋째,지식과 관련된 지식산업에서 아이템을 찾을 것 등이다. 그러나 이것은 큰 원칙이었을 뿐 실제로 사업 아이템을 고르는 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96년 삼천리기계를 그만 둔 이 사장은 38살의 나이로 전산학원에 등록을 했다."뭘 알아야 사업을 할 수 있다.일단은 배우자".그때의 심정은 이처럼 단순했다고 한다.96년초부터 만 1년간 이 사장은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자기보다 10년 이상 연하의 학생들과 "놀며 공부하며" 지냈다.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때였다."당시 PC통신이 인기였는데 인터넷이 PC통신을 대체할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뭐가됐건 인터넷으로 승부해야 겠다고 마음먹었죠" 처음 자본금 5천만원으로 회사 퓨쳐테크를 설립하고 나서 벌인 일은 웹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고 여기에 과금을 하는 시스템.그러나 아이디어만 있을 뿐 "기술도 돈도 없던" 이 사장의 사업이 잘 될 리 없었다.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나면 수주가 없고,수주를 따오면 직원들이 나가고 이런 식의 악순환이 계속됐다.이때 전기를 마련한 것은 친구이자 사업동지인 이관희 부사장을 미국 벨연구소에서 영입한 것.이 부사장의 영입으로 퓨쳐테크의 과금 솔루션 개발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호사다마일까? 곧 IMF관리체제가 닥쳤고 퓨쳐테크는 그야말로 직원들 월급주기도 힘들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일본에 일부 솔루션을 수출했는데 거래선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돈을 못받았고,국내에서도 몇몇 거래선이 부도를 내 타격을 입었습니다.8개월 동안 일이 하나도 없었을 때도 있었죠.그때 가족들과 친척들에게 못할 짓 많이 했습니다" 99년 중반에 웹DB사업을 접고 개발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마침내 본격적인 인터넷 빌링 솔루션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이름도 "앳빌"이라고 붙였다.인터넷의 @을 본따 "@bill"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과금 솔루션 개발이 알려지면서 펀딩도 이루어졌다.산은캐피탈을 비롯해 강원벤처펀드 조흥은행 등에서 투자에 나선 것.자금에도 조금 숨통이 트였다.2000년 2월엔 KAIST가 펀딩에 참여했다.마침내 2000년 4월 완성된 형태의 최종 버전인 "@bill"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이상원 사장은 "앳빌의 개발이 끝난 것은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퓨쳐테크의 올해 매출 예상액은 약 50억원,순익은 약 1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당초 매출 목표를 약 100억원으로 예상했었으나 인터넷 업체들의 유료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매출목표도 수정했다.내년엔 8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쯤엔 코스닥 등록도 계획중이다. 이 사장이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직원들과 "꿈"을 공유해 나가는 것."이를위해선 CEO가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이 사장은 강조한다. 신뢰의 바탕엔 이 사장 특유의 경영스타일이 있다.퓨쳐테크 직원들은 매일 아침 직원 조회를 연다.여기선 이 사장도 그저 한사람의 직원으로 참여한다.CEO는 역할이 다를 뿐 회사의 조직원이란 생각에서다. 이 사장은 가끔 조회석상에서 "CEO 수칙"을 외워야 한다.경영진 수칙은 "기술과 경영환경의 변화를 주시하고, 장기적인 전략과 비전을 수립한다""문제의 핵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통해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등 5가지다.이 사장의 책상위엔 "CEO수칙"이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붙여져 있다. 부서장들에게도 수칙이 있다."권한보다 의무를 우선하고 건전한 책임의식을 갖는다" "직원들에게 바라는 본보기를 설정하고,그 모델이 된다" 등이다. 팀원들도 마찬가지다. "건전한 책임의식""경영진과 리더에 대한 믿음" 등 6가지 수칙을 갖고 있다.이같은 역할 모델을 정립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신뢰감"은 자연스럽게 싹튼다는 것이 이사장의 지론이다. 현재 퓨쳐테크의 고객은 빌링 솔루션을 판매한 회사와 ASP 서비스(일종의 임대서비스)를 받고 있는 회사 등을 합해서 모두 50여개.iMBC를 포함해 유수의 신문사 닷컴과 e신한,e모든닷컴,야후 등이 고객들이다. 퓨쳐테크의 지향점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뻗어가는 것이다.내년 사업계획중에서도 해외진출을 가장 중요하게 꼽고 있다."일단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해하겠지만 궁극적으론 미국이나 선진국 시장으로 파고들 계획입니다.인터넷 빌링은 우리가 가장 앞서 있는 분야라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디지털 컨텐츠 선도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그것이 퓨쳐테크 직원들과 저의 공통된 바램입니다".장기비전을 말하는 이상원 사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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