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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제도에 묶인 K리커머스, 中에 주도권 빼앗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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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애 기자I 2026.10.06 05: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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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커머스, 중고의 역전]③
이신애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장 인터뷰
국경 넘는 산업으로 성장중인데
당국은 단순 중고거래로만 인식
中, 통관·물류·검수 등 표준 제시
韓정부, 매입 세액 공제 등 적용을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K콘텐츠 인기로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이 커졌는데, 우리는 낡은 세제에 발이 묶여 있는 사이 중국은 거래 표준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우리가 키운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배송하는 기준까지 중국이 정한 대로 따라가야 할 상황입니다.”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인 이신애 글로벌리커머스협회 회장 모습(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인 이신애 글로벌리커머스협회 회장 모습(사진=이영훈 기자)
이신애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장(사진)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K팝 포토카드와 한정판 굿즈 등 우리 중고품에 대한 해외 수요를 수출 산업으로 연결할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순히 시장 점유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글로벌 거래 표준을 세울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싼 물건’ 넘어 ‘갖고 싶은 물건’…신상품 소비까지 이끌어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중고품의 해외 거래를 가로막는 세제·통관·물류 규제를 개선하고 리커머스를 수출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관련 업계가 뜻을 모은 것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43조원 규모다. 이 회장은 중고거래 성장의 동력을 희소성과 취향의 가치가 더해지는 데서 찾았다. 그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저렴한 물건을 찾느라 중고거래가 늘어난다고 보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며 “포토카드나 피규어, 스포츠 저지 등 수집품은 여러 차례 거래돼도 가치가 오히려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중고품을 찾는 수요는 신상품 소비로도 이어진다. 이 회장은 “희소한 중고품을 사려고 플랫폼에 들어온 해외 소비자가 그곳에서 신상품도 구매한다”며 “중고품을 사는 사람은 구매력이 낮을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원하는 물건에는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소비자들”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국경을 넘으면서 구매대행·물류·검수 등 연관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는 “해외 팬이 국내 플랫폼에서 굿즈를 찾으면 구매대행 업체가 대신 구매하고 배송·물류 업체가 해외로 보내준다”며 “여기에 상품의 진위를 가리는 검수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산업의 밸류체인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는 거래의 신뢰를 뒷받침하는 기술을 꼽았다. 이 회장은 “중고품을 사더라도 신품만큼 믿고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위조품을 가려낼 수 있는 기술이 앞으로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과세에는 쓰고 공제에는 못 쓰는 거래자료”

문제는 세제 등 제도가 산업의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인식 차이는 글로벌 주도권 경쟁에서도 걸림돌이 된다는 진단이다.

이 회장은 “이미 국경을 넘는 산업으로 성장한 시장임에도 정책 당국은 여전히 중고거래를 동네에서 만나 물건을 건네거나 계좌이체로 돈을 주고받는 거래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중국은 통관·물류·검수 등 중고거래의 표준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글로벌 표준을 정하는 것은 생각도 못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당장 가장 큰 걸림돌은 중고품의 세 부담이다. 사업자가 비사업자인 개인에게 물건을 사들이면 세금계산서를 받을 수 없어 신품 유통과 같은 방식으로 매입세액을 공제받기 어렵다. 과세당국이 플랫폼 거래자료를 근거로 세금을 부과하면서도 같은 자료로 확인되는 매입 내역은 세액공제로 연결되지 않는 제도적 모순이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지적이다.

그는 “이런 비용 구조에서는 리커머스가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중고폰·수출품이라도 매입세액 공제…안전결제로 거래 입증”

이 회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개인 매입 중고품에 대한 의제매입세액공제 확대 적용을 제시했다. 의제매입세액공제는 개인에게 물건을 사 세금계산서가 없더라도, 매입액의 일정 부분을 매입세액으로 인정해 납부할 부가가치세에서 빼주는 제도다. 현재 국내에서는 재활용 폐자원과 중고자동차에만 공제특례를 적용하고 있다. 그는 “당장 중고품 전체에 대한 공제가 부담스럽다면 해외 수요가 많은 중고폰이나 수출용 중고품으로 대상을 한정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 증빙에는 대금을 보관했다가 거래 완료 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에스크로 방식의 안전결제 기록을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이 회장은 “번개장터의 경우 모든 거래를 에스크로 방식으로 결제하고 있어 취소되거나 미완료된 거래를 걸러낼 수 있다”며 “실제 거래자료를 과세와 공제에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연결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지금은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비용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제 확대를 당장의 세수 감소로만 볼 것이 아니라 거래와 사업자 증가에 따른 과세 기반 확대까지 고려해야 한다. K콘텐츠로 확보한 해외 수요를 국내 리커머스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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