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석유 공급 과잉에 이란 협상력 약해진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겨레 기자I 2026.07.06 07:57:44

OPEC+ 5개월 연속 증산·호르무즈 정상화에
연말 배럴당 60달러 전망…"내년 공급과잉"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국제유가가 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이란의 대미 협상력이 약화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원유 수송이 회복되면서, 이란이 세계 경제를 압박할 수 있는 핵심 카드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떠있는 유조선. (사진=AFP)
호르무즈 해협에 떠있는 유조선. (사진=AFP)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이 정상화되고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기구(OPEC)+가 다음달부터 원유를 증산하기로 결정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72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가 향후 수개월 내 배럴당 6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세계 원유 수송이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 보텍사에 따르면 지난달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반출된 원유는 1억4000만배럴로, 전월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는 유조선은 최근 하루 30~60척 수준까지 회복해 글로벌 원유시장의 공급 불안을 완화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에너지 정보업체 라이스타드의 애널리스트 호르헤 레온은 “내년에는 모두가 공급과잉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OPEC을 탈퇴한 아랍에미리트(UAE)도 수출 확대 속도를 높이고 있다. UAE는 아부다비에서 해협 밖 푸자이라까지 이어지는 우회 송유관과 호르무즈 해협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쿠웨이트도 지난달 말 기준 수출 선적량이 하루 약 160만배럴로 전쟁 이전 수준을 향해 늘려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방향 우회 수송로를 계속 활용하면서 걸프만을 통한 유조선 수송도 재개했다. OPEC+는 이날 산유량을 하루 18만8000배럴 늘려 5개월 연속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고 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최근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종전 양해각서(MOU)를 먼저 체결한 뒤 핵협상에 돌입한 이유를 두고 “일부 원유 재고를 다시 채운 뒤 협상에서 어떤 패를 쥐게 되는지 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 수급이 회복될수록 이란의 협상력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다만 여전히 석유 재고는 낮은 수준이어서 이란이 8월 18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할 가능성은 있다. JP모건은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이 오는 4분기부터 전략비축유를 재비축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이후에야 원유 재고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