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사설]내신 5등급제로 고1 자퇴생 증가, 보완책 마련해야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논설 위원I 2026.06.09 05:46:54
고등학교 내신 9등급제가 5등급제로 변경된 뒤 고교 1학년 자퇴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5등급제가 시행에 들어간 지난해 전국 일반 고등학교 1학년 학업 중단자는 1만 450명으로 전년 9847명에서 603명(6.1%)늘었다. 학업 중단자는 자퇴에 퇴학과 제적을 더한 개념이지만 자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교육열이 높고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한 서울 강남권 고교와 경기도 비평준화 고교에서 고1 학업 중단자가 눈에 띄게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고1은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학년이다.

이런 현상은 5등급제 시행이 대학입시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이탈해 검정고시 준비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9등급제를 5등급제로 바꾼 취지는 과도한 내신 경쟁을 완화하는 데 있다. 하지만 5등급제 아래서는 1등급을 받지 못하면 서울 지역 대학 진학(인 서울)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면서 검정고시로 우회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공교육을 개선하려는 정책이 오히려 공교육을 훼손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셈이다.

입시 학원들은 내신 5등급제가 취지대로 내신 부담을 완화하기보다는 내신 경쟁 압박의 저학년화를 초래한다고 보고 저학년 대상 입시 커리큘럼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학 서열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9등급제에서든 5등급제에서든 1등급 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9등급제에서는 2~3등급도 상위권 대학을 노려볼 수 있지만 5등급제에서는 1등급이 마치 상위권 대학 진학의 절대 조건처럼 된 모양새다. 내신 5등급제와 동시에 도입된 고교학점제가 아직 안착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내신 5등급제와 고교학점제의 목적은 학생 개개인의 취미와 적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고교 교육을 개선하고 과열된 입시 경쟁을 완화하는 데 있다. 하지만 지금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들을 방치하면 그런 좋은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기 어렵다. 부작용을 줄이고 미비점을 보완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고교 교육에 압도적 영향을 미치는 대학입시 제도를 절대평가 위주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