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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6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의 위임사항을 담은 ‘미술진흥법 시행령’이 26일부터 시행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시행되는 미술진흥법은 △미술진흥 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미술품의 공정한 거래 및 유통 질서 조성, 소비자 보호 확대 △공공미술품 관리 및 공공미술은행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미술진흥법 시행령’은 각각의 위임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 등을 담고 있다.
먼저 ‘미술진흥법’에서 미술진흥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실태조사 등에 대한 근거를 규정함에 따라 미술진흥 정책을 추진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문체부 장관이 5년마다 미술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미술진흥 정책의 중·장기적 방향을 설정함으로써 단편적·분절적 지원이 아닌 미술 생태계 전반을 일관되고 연속적으로 진흥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문체부는 전문가 간담회,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올해 말에 ‘미술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미술진흥법’ 시행에 따라 문체부 장관이 매년 창작과 유통환경 등에 관한 실태를 조사하는 근거 규정도 마련됐다. 그동안 화랑, 아트페어, 경매 등 미술시장의 실태만 조사했으나 앞으로 미술 서비스업 신고제가 시행되면 미술 서비스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로 확대해 진행할 계획이다. 객관적인 통계자료가 부족한 미술 분야에 실태조사가 도입됨으로써, 미술진흥 정책 추진에 과학적·통계적 데이터가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미술품의 공정한 유통 질서 조성을 위한 규정도 마련됐다. 미술 용역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가 적정한 용역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고, 미술품 경매업 자는 공정한 경매를 해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며, 미술품 감정업자에게 미술품 감정을 의뢰한 자나 다른 미술 서비스업자로부터 독립하여 공정하게 감정하도록 하는 등의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투명한 미술시장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보호도 확대된다. 소비자가 구매한 미술품에 대해 작가명과 작품명, 구매 일자, 구매처, 보증내용 등이 포함된 진품 증명서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신설된다. 그간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에 따라 작가나 화랑으로부터 해당 미술품이 진품임을 확인하는 서류 등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는 실정이었다. 문체부는 업계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해 ‘진품 증명서’ 서식을 연내에 고시할 예정이다.
공공미술품에 대한 관리도 체계화된다. 당초 국가기관이 소유한 정부 미술품은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관리했지만, 앞으로는 미술진흥법 시행에 따라 물품이 아닌 미술품으로 관리한다. 이에 공공미술품 관리 전문기관을 지정하고 공공미술은행을 설치하는 등 적합한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기존의 국가기관 소유 ‘정부 미술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자체, 시도 교육청, 공공기관 등이 소유하는 미술품까지 포괄하는 ‘공공미술품’ 개념이 도입돼, 국가적·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미술품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한국미술이 미술진흥법을 디딤돌 삼아 미술 생태계 전반에 종합적인 진흥정책을 추진하고, 한국미술에 대한 국내외 담론 형성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