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23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1330~1350원까지도 오버슈팅 할 수 있고 월 평균으로는 1305~1310원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환율은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300원을 돌파했다. 오전 9시 29분께에는 1302.8원까지 올랐다.
김 연구원은 최근 원화의 약세폭이 두드러진 이유에 대해 주요 수출 상대국인 중국과 미국 등의 경기둔화 등 글로벌 경제 여건 악화로 무역수지 적자 등 수출 동력이 약해진 점을 꼽았다. 그는 “미국도 경기 경착륙, 침체 가능성까지도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특히 작년 부동산 악재인 헝다사태부터 시작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봉쇄조치까지 악재들이 줄을 이었다”면서 “중국이 10월까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전히 철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 참자자들이) 지금 원화를 사기엔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코리아(sell korea)’ 역시 원화 약세를 이끈 원인 중 하나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서만 5조16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순매도, 달러 역송금도 환율 고점을 높였던 드라이브 재료”라면서 “수출 네고(달러 매도)가 비어있는데 하단에서 결제 나오니 환율을 더 밀어올리게 됐다. 이 같은 흐름은 연준이 통화긴축 속도를 완화를 시작하고 이후 변화가 나타날 4분기말은 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
김 연구원은 환율의 단기 고점 시기를 미국 연준의 통화긴축이 정점에 달할 올 2분기라고 판단했다. 미국 물가 정점 시기가 3월에서 올 하반기로 밀리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0.50%포인트 혹은 0.75%포인트 추가 인상 등 통화긴축 대응을 예고한 만큼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미국의 경기 경착륙 우려에 따른 통화정책 속도 조절론이 나올 수 있단 기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미국 이외의 주요 선진국들의 긴축 강화 예고에 점차 달러화 강세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올 4분기로 갈수록 환율은 우하향 할 수 있다고 봤다.
국내 물가상승률이 연 5%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환율의 물가 전이를 우려하는 외환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도 환율 하락에 일조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지금까지 당국이 내놓은 조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 구두개입 수준의 온건한 대응이었다면 환율 1300원이 뚫린 만큼 앞으로는 좀 더 강한 대응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300원을 넘어선 이후 1500원대까지도 급등했던 걸 보면 시장심리가 단숨에 나빠질 수 있다. 이를 고려해 당국이 적극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