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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적금은 ‘저소득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는다’는 취지로 출시된 정책 금융 상품이다. 연간 총급여가 36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은 2600만원 이하)인 만 19~34세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금리는 기본 5%. 그러나 비과세혜택과 저축장려금, 은행별 우대금리까지 합치면 무려 10%에 달하는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월 50만원 한도에 2년까지 가입이 가능하니, 우대금리를 제외하더라도 총 98만5000원을 이자로 받게 되는 셈이다.
청년희망적금의 인기가 뜨거웠던 것도 바로 금리 때문이다. 본격적인 가입신청을 받기도 전에 재테크 카페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고금리 적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미 ‘미리보기’ 단계에서 5대 은행에서만 약 200만명에 이르는 청년들이 가입 자격을 조회하는 등 과열 조짐이 나타났다. 특히 요일별 ‘출생연도 5부제’ 방식으로 첫 가입 신청이 시작된 지난달 21일에는 쇄도하는 신청으로 일부 은행의 앱에서 수 시간 먹통이 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기존 선착순 가입 기준을 접고, 가입 요건을 충족한 경우 모두 적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가입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정부는 물론 은행들의 부담이 늘었다. 정부는 1인당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예상보다 인원이 늘었으니 추가적인 재정투입이 불가피하다.
물론 은행도 금리부담을 져야 한다. 청년희망적금의 금리는 기본금리 5.0%로 다른 적금이 비해 이미 높다. 현재 평균 3% 안팎인 일반 예·적금 금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은행별로 최대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고 있어 사실상 연 최고 6.0%의 금리가 적용된다. 금리차를 생각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품인 것이다.
특히 정부가 2021년 중 최초로 소득이 발생한 청년을 배려해 오는 7월께 청년희망적금 가입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평균 대출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주기 때문에 당연히 은행들이 부담을 지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며 “복지와 공익 명목으로 참여를 결정했는데, 예측한 수요보다 몇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조금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