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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는 보존기간을 ‘영구’로 책정·관리해야 하는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 및 대규모 예산사업 관련 기록물을 3~10년으로 하향 책정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지방권역본부 역시 ‘4대강 사업’ 등 주요 사업의 기록물철 보존 기간을 3~10년으로 하향 책정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 인수 관련 내용을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상정했지만 부의 안건을 기록물로 관리하지 않았다. 인수금액이 당초 2조 4000억원에서 3조 5000억원으로 1조원 이상 증가했지만 이에 대한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이나 자원외교 등 대규모 국책사업의 기록물이 누락되거나 파기되는 등 부실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들은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거나 보존기간을 하향 조정하는 등 관련 기록물을 부실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각 기관별 자율점검 체계를 도입하고 정부산하 공공기관의 책임 경영을 위해 주요 회의록 생산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9일 국가적 보존가치가 높은 주요 정책 및 대규모 국책사업 관련 기록물에 대한 실태점검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이소연 국가기록원 원장은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서 1500여개 기관에 대한 실태점검을 해오고 있지만 이번처럼 대대적으로 공개하는건 처음”이라며 “(잘못된건) 드러내서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취지로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실태점검은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세월호 참사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기록물의 생산·관리 현황에 대해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300억원이 넘게 투입된 대규모 국책사업 중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4대강 및 자원외교를 집중 점검했다게 기록원측 설명이다.
그 결과 주요 정책을 결정·심의하면서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거나 주요 기록물을 등록하지 않고 일부 기록물은 무단으로 파기하는 등 기록관리를 부실하기 한 정황이 드러났다.
예컨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낙동강 유역 종합치수계획 변경을 위한 ‘하천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도 회의록을 생산하지 않았고 한국가스공사도 해외자원개발 사업 관련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면서 18차례나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작성하지 않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원본기록물을 분실하거나 무단파기, 방치 등의 사례도 다수 확인했다. 한국수자원공사 해외사업본부는 과천에서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종이 서류를 폐지업체를 통해 처리하면서 폐기목록을 남기지 않아 기록물 무단파기 의혹이 제기됐다. 또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6년부너 2013년까지 총 69회에 걸쳐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했지만 이중 15회의 회의록 원본을 분실했다.
아울러 규정상 보존기간을 ‘영구’로 책정·관리해야 하는 국책사업 및 대규모 예산사업 관련 기록물을 3~10년으로 하향 책정한 사례도 확인했다. 국무조정실 세월호추모지원단은 고유업무인 ‘세월호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 단위과제를 신설하지 않고 보존기간을 3~5년으로 하향 책정했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이번 지적사항에 대해 해당기관에 시정 요청하고 고의적 부실관리로 판단하는 일부 사례는 감독기관에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 ‘기록 점검의 날’, ‘기록물관리 총괄책임자’ 지정을 통해 각 기관별 자율점검 체계를 도입하고 정부산하 공공기관의 책임 경영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주요 회의록 생산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소연 원장은 “1999년 기록물 관리법이 제정된 이후 상당시일이 지났지만 각급 기관의 기록관리 전반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올해 상반기 중 사회·문화 분야, 외교·안보·치안 분야 등에 대한 기록관리 실태점검을 추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직원들을 향해서는 “규정을 숙지하지 못해서 발생할 수도 있고 고의적 파기가 있었을 수도 있다”며 “부당한 지시일수록 세세하게 기록을 남겨 스스로를 보호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