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와 무역 적자 등 최근 불거진 문제가 통제 가능한 범위로 되돌아간다면, 베트남만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제기될 정도로 투자심리도 호전됐다.
베트남 VN지수는 지난 4일까지 10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20일 366.02로 최저점을 찍은 뒤 2 주간 20% 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한번 불거진 경계심리는 아직도 베트남 경제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라 베트남 정부의 노력만으로 부족하다는 것.
◇ 베트남 위기가 기회?..`저가 매력` 부각
경제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데다, 조정을 거치며 베트남 증시의 저가 매력도 커졌다. 작년 초 주가이익비율(PER)이 30배가 넘었던 베트남 증시였지만, 최근 대폭 조정받아 현재 10배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베트남 재무장관이 월 단위로 증시의 수급 균형을 맞추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부가 증시를 조기에 안정시키려고 노력하는 것도 증시 낙관론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또 정부의 긴축정책을 상쇄할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 정부가 이에 부응할지도 잠재적인 호재다. 앞으로 인플레가 정부 뜻대로만 억제된다면 긴축을 완화할 여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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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심리 잔존.."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본격적인 반등 국면으로 접어 들었느냐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인플레이션과 무역수지 등 경제기초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제 유가와 식료품 가격 급등세로 인플레 불안요소가 남아있다. 특히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훌쩍 웃돌고 있어, 원유생산국이지만 정제유를 전량 수입하는 베트남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베트남 증시에 대한 불신도 잔존해 있다. 유로캐피털의 응고 반 민 리서치담당 부매니저도 "투자심리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의 긴축 부작용도 걸림돌. 지난 1일 베트남 통계청은 올해 상반기 경제가 전년 동기 대비 6.5%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 7.9%보다 둔화된 수치다.
JP모간 체이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7.0%보다 낮은 5.8%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와 증권도 내년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당초 8.0%에서 6.2%로 낮춰잡았다.
동화의 움직임도 변수다. 베트남 당국은 최근 달러 대비 동화 일일변동폭을 기존 ±1%에서 ±2%로 확대했다. 환율의 유연성을 높여 평가절하 압력을 수용하기 위한 조치지만, 동시에 수입물가를 높일 수 있는 위험성도 커졌다.
◇ 느긋하게 `장기투자` 하라..외국인 신뢰 탄탄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의 장기적인 매력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간내 회복을 기대하지는 어렵지만 증시의 장기 성장성 만큼은 훼손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단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하면서도 성장성을 믿고 장기투자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런던 소재 프로그래시브 디벨로핑 마켓의 버나드 무디스 투자 디렉터는 베트남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거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 예상하며 "장기적인 관점을 가진다면 베트남 경제는 성장 스토리를 써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들도 최근 위기설에 아랑곳하지 않고 베트남 투자를 꾸준히 늘리는 모습이다. 베트남 기획투자부(MPI)는 올 상반기에 베트남에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전년동기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316억달러라고 밝히며 "외국인 투자가들이 베트남 경제와 투자환경을 신뢰하고 있는 증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