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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구시라는 사자성어는 원칙과 실리를 중시하는 추 지사의 스타일과 닮아 있다. 주인이 바뀌어도 달라진 것 없는 도지사 집무실도 이를 방증한다.
추 지사는 지난 8월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했다.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5000억원 규모 감액추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시민사회단체 및 경기도의회의 반발에 부딪혔지만 굽히지 않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마저 행정안전부 장관의 말을 빌려 ‘경기도는 재정위기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지만 “행안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그걸로 경기도를 설명할 수 없다”고 물러섬 없이 맞섰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은 ‘휘어지면서 바람을 이겨내는 대나무보다는 바람에 부서지는 참나무로 살겠습니다’라는 대문글도 그의 성정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추 지사는 “1980년대 초임 법관 시절 독재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잡혀 와 법정에 서면 ‘나는 그대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겠다’라는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며 “몇 차례 구속영장 등을 기각하자 법원장이 따로 불러 유연하게 대처하라는 말도 했지만 ‘저는 차라리 참나무가 좋습니다’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고 했다.
6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에 임하기까지 수십 년을 지켜 온 마음가짐이 흔들릴 때도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라는 발언으로 불거진 설화가 대표적이다. 그는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전체 예산의 90% 이상을 지방재정에 의존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담뱃세 일부를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하는 세제 개편안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있다.
국정감사는 이런 이슈를 공론화하기 위한 기회였지만 표현방식의 문제로 위기에 봉착했다. 추 지사는 “소방공무원들을 폄훼할 의도가 절대 아니었다”며 “국정감사에서 실망도 많이 했다. 그런 문제를 제기하면 풀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질타만 하더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추 지사의 ‘빨대’ 발언은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풀리지 않던 소방공무원들의 숙원을 해결하는 방아쇠가 됐다. 해당 논란이 전 국민적 이슈로 확산되면서 여야 정치권이 소방재정 구조 개편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다.
그는 20일 소방공무원들과 마주 앉아 다시 한번 사과하는 순간까지도 그는 “저를 질타하셔도 좋고, 얼마든지 추궁하셔도 좋다. 다만 저는 그(소방재정) 문제만큼은 꼭 풀고 싶다”고 소신을 비췄다. 소방공무원들도 “지사님이 추구하는 소방재정 확충에 대한 길에 함께 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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