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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가 급한 불 껐다…장기금리↓ 美증시↑[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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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20 05: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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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 장기채 바이백 2배 확대…30년물 10bp↓
S&P500 사흘 만에 반등…다우·나스닥 0.2%안팎↑
월가 “재무부가 보고 있다”…근본적 금리 부담 여전
모더나 177% 폭등…오픈AI 실적 우려에 반도체 약세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재무부가 치솟던 장기금리에 제동을 걸면서 뉴욕증시가 사흘 만에 반등했다.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환매)을 최소 두 배 확대하겠다는 재무부의 전격 발표에 30년물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1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증시를 압박했던 고금리 부담이 완화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다만 안도감은 장 후반 약해졌다. 재무부의 개입이 장기금리 급등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대규모 자금 수요 등 근본적인 금리 상승 요인은 여전하다는 경계감이 남았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1% 오른 7707.98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16% 상승한 2만6331.0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2% 오른 5만3463.05에 마감했다.

베선트가 던진 ‘구명줄’…30년물 10bp↓

이날 시장을 움직인 것은 미 재무부였다. 재무부는 10~30년 만기 국채를 대상으로 한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최소 두 배 확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불과 2주 전 분기 국채발행 계획을 발표한 뒤 나온 이례적인 추가 조치다.

전날 장중 5.33%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약 10bp 떨어진 5.18%대로 내려왔다. 10년물 금리 역시 약 7bp 하락한 4.64% 수준을 기록했다.

캐럴 슐라이프 BMO프라이빗웰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위험자산의 랠리가 베선트 재무장관이 던진 구명줄에 매달리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시는 재무부 발표 직후 강하게 반응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360포인트 이상 뛰었고 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0.7%, 0.6%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장 후반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짐 베어드 플랜트모란파이낸셜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발표가 장기적인 고금리 문제가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가 보고 있다”…그래도 펀더멘털은 그대로

월가가 주목하는 것은 바이백 규모보다 재무부가 시장에 보낸 신호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부회장은 재무부 개입이 채권 매수를 고민하던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단기적으로 매도 포지션 청산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투자자들이 장기채 매도 포지션을 과도하게 늘리기도 어려워졌다. 재무부가 다시 개입할 가능성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이번 조치가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바이백 규모도 전체 미 국채시장에 비하면 크지 않다.

최근 장기금리를 끌어올린 원인은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회사채 발행 급증 등 복합적이다. 재무부가 바이백으로 당장의 장기채 공급 부담을 낮추더라도 이런 구조적 요인은 그대로다.

로런스 길럼 LPL파이낸셜 전략가는 이번 조치를 “만병통치약이라기보다 임시방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재무부가 시장을 주시하고 있으며 금리가 너무 높고 빠르게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매파적 FOMC에도 시장 반응 제한적

이날 오후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예상보다 강한 추가 금리 인상론이 확인됐다.

여러 참석자가 지난달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선호했고 다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을 경우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표결에서도 3명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7월 회의 이후 고용과 소비가 약해지고 물가 압력도 완화되면서 당시보다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연준의 ‘과거 매파성’보다 재무부의 ‘현재 개입’이 더 강력한 재료가 된 셈이다.

모더나 177% 폭등…반도체는 약세

종목별로는 헬스케어주가 시장을 주도했다. 모더나는 머크와 공동 개발한 개인맞춤형 mRNA 암 치료제가 후기 임상시험에서 흑색종 재발과 전이 위험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에 약 177% 폭등했다. 하루 상승폭으로 사상 최대다. 머크 역시 12% 넘게 뛰었다.

반면 반도체주는 약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오픈AI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18% 증가했지만 손실도 확대됐다고 보도하면서 AI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브로드컴은 4% 넘게 떨어졌고 AMD도 약 4% 하락했다.

마벨테크놀로지는 예외였다. 구글의 맞춤형 AI칩 개발을 지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약 10% 뛰었다.

모더나 (사진=로이터)
모더나 (사진=로이터)
달러 3개월래 최저…유가는 상승

재무부 조치는 채권·외환시장에서도 강하게 반영됐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0.8% 하락하며 약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금 현물 가격은 4% 급등한 온스당 4509.45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6% 상승한 6만8456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9% 오른 배럴당 85.68달러를 기록했다.

급한 불 껐지만…고금리 위험은 여전

이날 시장은 베선트 장관이 장기금리의 가파른 상승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를 뒀다. 하지만 바이백으로 재정적자나 인플레이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막대한 자금 수요도 그대로다.

S&P500이 장중 0.7% 상승에서 0.21% 상승으로 밀린 것도 이런 한계를 보여준다.

프로시온의 마시모 산티키아 미국주식 책임자는 현재 시장에 기업 실적이라는 탄탄한 펀더멘털과 높은 국채금리가 만들어내는 자본비용 상승 사이의 “긴장(tension)”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결국 이날 베선트 장관은 장기금리 급등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시장이 다시 장기채를 밀어내며 재무부의 ‘방어선’을 시험할 경우 어디까지 추가 대응에 나설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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