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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울대 교수마저 줄줄이 해외로, 두뇌 강국 말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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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5.07.08 06:00:00
한국 최고 명문 서울대에서조차 인재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국립대 교수 이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서울대 교수 56명이 해외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교수들은 인문·이공계를 가리지 않는다. 동시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에서도 교수 18명이 해외로 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밖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명백하다. 국내 연구 여건이 해외보다 열악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 등록금은 2012년부터 10년 넘게 동결됐다. 교수 연봉도 덩달아 꽁꽁 묶였다. 미국, 홍콩 등 해외 대학에서 서너 배 높은 연봉을 주겠다는 제안이 오면 이를 거절하기 힘들다. 인재 유치에 사활을 건 중국과 대조적이다. 중국은 이른바 천인계획을 세워 고액 연봉 외에 연구비를 아낌없이 지원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공약했다. 이를 실천하려면 AI 인재 확보가 필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재 유치는커녕 국내에 있는 우수 인재마저 빼앗길 판이다. 지난달 대한상의는 “지난해 한국의 AI 인재 유출입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5위로 최하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상의 보고서는 ‘두뇌 적자’의 원인으로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 체계, 연공서열식 보상 시스템, 부족한 연구 인프라 등을 꼽았다.

인재 양성 정책에서 이 대통령이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바로 ‘과학기술 대통령’으로 불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그는 과학기술처를 신설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설립을 주도했다. 1966년 KIST를 설립할 때 연구원의 봉급표를 보고 “나보다 월급 많은 사람이 수두룩하군. 그대로 집행하시오”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없이 쓰겠다”고 했다. AI 시대에 인재 확보는 국가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인재 우대 정책을 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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