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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저궤도 위성 띄워야…스타링크 시대 걱정 커져

김현아 기자I 2024.03.31 16:47:01

두차례 예타 고배 마신 저궤도 위성통신..올해는 통과돼야
전쟁에 쓰인 저궤도 위성..민군 협력 필요
6G에선 필수재..혼자 말고 우방국과 함께 쏘아 올리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우리나라도 전쟁과 재난에 대비하고 6G를 준비하려면 ‘저궤도 위성’을 독자적으로 발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나 아마존의 카이퍼 프로젝트처럼 민간 주도로 하기에는 힘이 부치니, 민·관·군 연합 전략을 채택하고 우호 국가들과 글로벌 연합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려대기술법정책센터(센터장 이성엽)가 지난 28일 주최한 ‘우주위성 정책의 현안과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래 산업과 국가 안보를 위해 저궤도 통신위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두 차례 실패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저궤도 통신위성 예비타당성조사’가 이번에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는 4800억원을 투입하여 저궤도에 통신위성을 발사하는 것으로, 1차는 2027년, 2차는 2030년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전쟁에 쓰인 저궤도 위성…6G에선 필수재

우리나라에는 저궤도 통신위성이 없지만 예타가 두 차례나 불허된 이유는 활용도와 시기 논란 때문이었다. 한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지상망이 구축돼 있는데 위성 통신 수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과 즉각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타링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6G에서는 위성망과의 교신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저궤도 위성통신이 주목받고 있다.

박노형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 도움을 받아 통신망을 회복하고 나서 UN에서 러시아가 군사 목적 이용을 언급하며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해 미국이 크게 반발하지 않았나”라면서 “민군 협력, 국제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동통신 국제표준인 5G 릴리즈 17부터 비지상망(NTN·Non-terrestrial Networks)규격이 도입됐는데 6G에선 위성통신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아마존이 자회사 카이퍼를 통해 12조 이상 투자해 2025년부터 저궤도 위성 서비스를 상용화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2030년 이후 도래할 6G에서는 지상 기지국망과 인공위성을 기지국으로 사용하게 된다. 6G 표준화는 2027년부터 시작된다.

◇혼자 말고 우방국과 함께…표준화 주도해야

글로벌 최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국내 서비스가 연내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정지궤도 위성만으로는 서비스에 한계가 있다. SK텔링크 이신용 위성사업담당은 “원양 어선의 선원들이 배 안에서 대용량 트래픽 수용을 요구되는데, 현재의 정지궤도에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저궤도 위성 서비스가 도입되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기업들이 스페이스X나 아마존처럼 대용량 트래픽과 양방향 지능형 서비스가 가능한 저궤도 위성에 즉각 투자하기 어려운 이유는 투자 비용은 수십조 원에 달하지만, 시장 수요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국의 원웹은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이나 유럽도 국가 차원에서 저궤도 위성 통신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위성통신 기술 표준화를 주도하면서 우방국과 함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제안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최성호 PM은 “우리나라만 커버하려면 200개 정도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면 되지만 시장성이 없다. 우방국과 협력하여 해당 위성이 우리나라를 지날 때는 우리가, 다른 나라를 지날 때는 그 나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글로벌 표준이 아직 없으니 이에 맞는 우리 기술로 발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이민석 실장은 “저궤도 위성의궤도와 주파수 확보도 중요한데, 우리나라가 너무 늦게 진출한다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저궤도 위성 개발 시 보안 문제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임종인 대통령 사이버 특별보좌관은 “6G,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이 본격화될 때 핵심 통신 수단이 되는 위성을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최근 북한이 우리 위성 운영센터를 해킹했듯이 적대 세력에 둘러쌓여 경쟁하니 위성도 정책이나 신기술을 개발할 때 보안 문제를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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