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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은 오라클이 서너를 약 300억달러(약 35조55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서너의 시장가치는 230억달러(약 27조2550억원)로 평가받지만,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더 높은 가격을 책정했을 것이라 WSJ는 분석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는 오라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이라고 WSJ는 전했다.
미주리주(州) 캔자스시티에 본사를 둔 서너는 의료 기록 및 기타 의료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설계에 특화된 업체다. 서너는 지난 10월 알파벳 출신의 데이비드 페이버그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며 사세 확장을 꾀해왔다. 페이버그는 알파벳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의료 분야로 진출시킨 경험이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에 뒤진 구글은 서너 인수로 의료 분야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장악할 계획이다. 실제로 오라클은 지속적인 M&A를 추진하며 사세 확장을 꾀하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해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미국 사업권 입찰 당시에도 MS를 제치고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바 있다. 다만,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이 안보를 이유로 틱톡 인수를 규제함에 따라 실제로 틱톡 운영권을 가져오진 못했다.
최근 빅테크 기업은 의료 기술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의료 수요가 급증한데다 인공지능(AI) 등의 발전으로 원격 의료가 점차 자리 잡아 가면서 의료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지난 4월 음성 인식 인공지능 업체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을 160억달러(약 18조9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뉘앙스는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에 적용된 음성인식엔진을 제공한 업체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특화 음성인식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뉘앙스는 의료진의 음성을 인식하고 진료기록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사만 1만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