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피해자 B씨는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후 병원에 방문했지만, 매번 남편이 동행했고, 친한 의사에게 진찰받도록 해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폭력이 심해질까 경찰 신고는 엄두도 못 내던 B씨는 겨우 도망쳐 나와 상담을 받고, ‘주민등록열람제한’ 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상담사실확인서만으론 신청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망연자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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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사유는 가정폭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현행 ‘주민등록법 시행규칙’ 때문이다. 현행 주민등록법 시행규칙 제13조의2(가정폭력피해자의 주민등록표 열람 또는 등ㆍ초본 교부제한 신청)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주민등록표 열람 또는 등·초본 교부 제한 신청 시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 상담사실확인서, 성폭력피해자 보호시설 입소확인서 등을 제출할 경우 의료기관이 발급한 진단서 또는 경찰관서에서 발급한 가정폭력 피해사실을 소명할 수 있는 서류를 함께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정 의원은 해당 법률이 가정폭력을 당한 당사자 대부분이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가정폭력은 물리적 폭력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경우 의료적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고, 가정폭력의 특성상 피해자는 가해자의 경제적·심리적·물리적 통제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제대로 받거나, 특히 가정폭력으로 인한 상해 진료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정 의원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의료기관의 진단서나 경찰서의 신고기록을 소명자료로 확보하기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2019년 여성가족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폭력 신고율은 2.6%대에 머물고 있고, 현행 시행규칙은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경찰 신고조차 할 수 없는 피해자들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추가 소명자료 없이 상담사실확인서를 바탕으로 주민등록열람 제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