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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시그널 잦아진 美, 북미대화는 언제 열릴까

원다연 기자I 2018.02.18 16:29:54

틸러슨 국무장관 "(북한에) 귀기울이고 있다"
북한에 연이어 대화 시그널, 메시지도 분명
북한 도발자제하며 대화의지 나타내
억류 미국인 석방 고리로 접촉 나설 수도

지난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뒤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미국이 북한을 향해 연이어 대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북한은 대화에 선을 그으면서도 무력 도발을 자제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만큼 북미 대화가 실제로 성사될 수 있는 ‘계기’에 관심이 쏠린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북미 대화와 관련해 “당신(북한)이 나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외교장관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미국 고위관계자들이 잇달아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낸 데 더해 메시지가 한층 분명해진 셈이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 14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북한과의) 대화를 믿는다”고 전한 것과 비교된다.

북한은 겉으로는 미국과의 대화에 선을 긋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바빠날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무력 도발을 자제하는 시그널로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북한은 그간 주요 기념일에 맞춰 도발을 해왔던 것과 달리 지난 16일 ‘광명성절’이라고 부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전후로 특별한 무력 도발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북한은 광명성절을 나흘 앞두고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쏘아올렸다. 앞서 지난 8일 건군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에도 신형 전략무기를 선보이지 않고 ‘핵 언급’을 하지 않는 등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남북 접촉을 유지하면서 전략도발 중단의 모멘텀을 9~10월까지 이어간다면 미국도 이에 대해 평가하면서 북미 간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석방과 같은 인도적 문제가 북미 간 접촉의 고리로 활용될 수도 있다. 북한에 현재 억류 중인 미국인은 2015년 체포된 김동철 목사와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활동하다 체포된 김상덕, 김학송 씨 등 모두 3명이다. 북한과 미국이 인도적 이유로 협상에 나선 선례는 적지 않다. 지난 2014년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케네스 배와 매슈 토드 밀러의 석방을 협의하기 위해 방북했으며 지난해에는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노르웨이에서 접촉이 이뤄졌다. 북한으로선 억류됐다 사망한 오토 웜비어 같은 사례를 방지하면서 북미 간 접촉을 위한 협상 카드로 억류자 석방 문제를 다시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의 잇단 대화 시그널에도 제재 메시지는 분명한 만큼 ‘탐색적 대화’를 넘어선 북미간 대화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지광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미간 진정한 협상의 기본 전제는 북한의 비핵화조치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최소한 북핵 동결 조치 없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도 대북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최대 압박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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