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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列傳]병마 떨치고 中 차량공유업계를 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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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웅 기자I 2016.08.15 15:10:03
류칭 디디추싱 사장(사진=바이두).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우버는 위대한 경쟁자였습니다. 우버가 있었기에 디디추싱도 이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세계최대 사용자를 지닌 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이달 초 차량공유업계 원조 격인 우버의 중국법인(우버차이나)과의 합병을 성사시킨 후 디디추싱의 류칭(柳靑·39) 사장은 가장 먼저 우버의 공을 높이 평가하며 치열한 전쟁에서 승리한 소감을 밝혔다.

재작년 디디추싱에 합류한 류 사장은 그간 애플로부터 1조원의 투자 자금을 유치하고 디디와 콰이디의 합병을 주도하는 등 디디추싱의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디디의 창업자 청웨이(程維)는 “그녀가 없었다면 우버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둥밍주 제치고 中 최고 여성파워 CEO로 부상

류 사장은 최근 우버와의 합병 결정 이후 중국 언론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간 중국 여성파워 1위 자리를 누려왔던 둥밍주(董明珠) 거리전기(格力電器) 회장을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CEO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일주일에 120시간 넘게 일하는 워커홀릭으로 유명한 그녀에게는 ‘악바리 금수저’란 수식어가 붙는다. 고강도 업무를 지속한 끝에 결국 지난해 유방암 선고를 받았지만 이를 이겨내고 올해 화려하게 복귀한 그녀의 일화는 중국에서 잘 알려져 있다.

류 사장은 중국 IT 업계 거물인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회장의 딸이다. 그녀는 베이징대 학사를 거쳐 하버드대 석사를 나온 재원이기도 하다. 컴퓨터를 전공하며 한때 프로그래머를 꿈꾸기도 했고 골드만삭스에서 최연소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경리를 지내기도 했지만 그녀의 최종 선택은 공유경제였다.

당시 디디는 골드만삭스에 비할 바 없는 신생 업체였고 그녀의 부친 역시 그녀의 선택을 반대했다. 하지만 그녀는 디디에서 본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우버가 창업 5년 만에 몸값이 500억달러(약 60조원)를 넘어서며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을 목격한 그녀는 인구 14억명의 중국시장이 엄청난 블루오션이라고 확신했다. 30대 중반의 성공한 금융인이자 세 자녀를 둔 엄마였던 그녀는 골드만삭스의 1000만위안(약 17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버리고 디디를 선택했다.

2년 간의 혈투..끝내 우버를 삼키다

디디에 합류한 류칭 사장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진두지휘했다. 태동기에 있는 시장에서 경쟁에 밀릴 경우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본 그녀는 우버와의 전면전을 선택했다.

지난해 2월부터 디디의 사장직을 맡은 류칭은 이후 영역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 계열 투자회사로부터 수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했고, 팀 쿡과의 담판을 통해 애플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의 투자를 받아내기도 했다.

2년 간 피 튀기는 혈투 끝에 결국 디디는 우버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 둘은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무너뜨리는 방식이 아닌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 전략을 택했다. 합병을 통해 우버는 디디추싱의 투표권 5.89%와 지분 17.7%를 갖기로 하며 최대 주주가 된 것. 정확한 지분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디디추싱 또한 우버의 지분을 매입해 우버의 소액주주가 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양사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다 줬다는 평가다. 디디추싱은 지분 17.7%를 내주는 대신 최대 경쟁사를 견제하는데 성공했고 우버차이나 역시 그간의 출혈경쟁을 그치고 중국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디디와 한배를 타게 됐기 때문이다.

합병을 성사시킨 후 류 사장은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디디는 이제 세계적인 수준의 과학기술 기업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사장은 “다음 목표는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사용자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에서 인간의 두뇌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로봇이 전략을 수립하고 영업 효율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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