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에어컨 시장을 두고 기(氣)싸움이 한창이다. 신제품 발표 날짜를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더니, 이번엔 에어컨사업의 성장 목표치를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박재순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5일 열린 `2012년 삼성 스마트 에어컨Q` 신제품 발표회에서 "올해 에어컨 사업은 지난해에 비해 15%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성장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는 전날 LG전자가 발표한 에어컨 성장 목표치 10%보다 5%포인트 더 높게 잡은 수치다. 박 부사장은 발표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서는 "15%도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며, 경쟁사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점을 은연 중에 내비쳤다.
박 부사장은 경쟁사의 목표치를 의식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에어컨 사업 목표치는 이미 지난해 9월 확정했다"며 "15% 이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고히 하고, 마케팅 부문에서도 준비한 게 많다"고 설명했다.
함께 배석한 신동훈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마케팅그룹장(상무)은 "올 한해도 경제 상황과 원자재, 환율 리스크 등 어려움이 있는데 각각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놨다"며 "15% 달성은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국내 에어컨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비해 많게는 10%포인트 격차로 앞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TV 세계 1등의 공신인 윤부근 사장에게 생활가전 사업까지 맡긴 삼성전자는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한편, 두 회사는 신제품 발표 날짜를 두고도 미묘한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먼저 5일에 에어컨 신제품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하자, LG전자는 이 보다 하루 빠른 4일에 신제품을 공개하며 선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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