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로 버텨온 美경제..`앞날 낙관못한다`

김윤경 기자I 2007.12.17 14:54:32

소비감소, 경기침체-주가하락 촉발 `우려`
자동차 등임의소비재 소비 줄수도..실적에 타격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증시 역시 무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이 대두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부담을 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견조하다며 다소 마음을 놓는 경향도 없지 않다.

미 상무부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달 소매판매는 3803억달러로 전월대비 1.2% 증가해 지난 5월 이래 6개월래 최고폭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도 크게 웃돌았다. 전년 대비로도 5.2% 늘어 낙관론을 지지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연 향후에도 이같은 견조한 소비가 지속될 지 여부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17일 지적했다. 하지만 소비가 떠받쳐줄 경우 경기침체도 막고, 주식시장도 뜰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꼭 필요하지 않은 소비는 줄일 듯"

신문은 특히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필수소비재 (Consumer staples)가 아닌,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나 고급 레스토랑, 골프공 등 임의소비재 (Consumer discretionary) 소비가 줄어들 경우 기업 실적 악화를 불러올 수 있으며, 중국과 인도 등의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상당수 머니 매니저들과 개인 투자자들은 향후 수 개월간 전체적인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잭 캐프레이 JP모간 프라이빗 뱅크 스트래티지스트는 "소비자들은 이번 주까지 홀리데이 시즌엔 지갑을 열겠지만, 향후 6개월에 걸쳐 어디에 어떻게 돈을 쓸 지 재산정하면서 일부 분야에선 지출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상무부 발표에서도 소매 판매를 지지한 것 중 하나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주유소 매출이었다는 점을 상기했다. 이들의 매출은 6.8% 늘었는데, 유가 상승은 결국은 금융 위기와 집값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더 닫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둔화 명약관화..`소비가 늘어날 여력 없어 보이는데..`
 
올들어 임의 소비재 부문 주가는 금융주와 더불어 고전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3.5% 오른 가운데 금융주가 20.8% 하락했고, 임의 소비재주가 13.6% 떨어졌다. 
▲ 올들어 S&P500 소비재株 추이

 
반면 에너지주가 27.9% 올랐고, 수퍼마켓이나 할인점 등을 포함한 필수 소비재주도 12.5% 올라 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클로버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매튜 카우플러는 최근 내년도 주식투자 계획안을 짜면서 내년엔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중소규모 투자은행인 키이프, 브루예트 & 우즈는 내년엔 소비가 이끄는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이에따라 마스터카드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신용카드 업체를 포함해 다수의 소비재 기업들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케이블 TV 업체인 컴캐스트도 여기에 포함된다. 경기가 침체되면 가입자들이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을 해지하거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리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쿠트 칼은 이번 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0.3%로 추정하고, 내년엔 0.9%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여야 전형적인 경기침체로 보고 있지만, 그래도 6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든다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칼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 둔화가 소비를 줄어들게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달 미국에선 9만4000개 일자리가 더 생겼다. 10월 17만개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는 "기업들이 덜 고용하는 환경이 계속되면 소비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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