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기자] NHN(035420)이 '인력 빼가기'에 이어 무료 백신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인터넷 보안업계를 두번 울리고 있다.
NHN은 바이러스, 웜, 해킹뿐만 아니라 스파이웨어까지 검사 및 치료하는 100% 무료백신 프로그램 'PC그린' 개발을 완료하고, 이달 중순부터 비공개 시범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NHN은 또 그간 보안업체들이 유료로 제공했던 실시간 감시 서비스도 무료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안철수연구소(053800)를 비롯한 주요 보안업체에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삼성증권 전상필 애널리스트는 "안철수연구소의 '빛자루' 유료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 자동 업그레이드와 실시간 검사인 점을 고려할 때 NHN의 서비스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빛자루 사업모델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철수연구소의 관계자도 "현재 300억원에서 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개인 보안시장이 상당부분 잠식될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과거에도 포털사이트들이 툴바를 통해 무료로 안티바이러스 백신을 제공함으로써 스파이웨어시장이 크게 침체된 적이 있다. 당시엔 툴바 무료 백신의 성능이 크게 떨어져 별 다른 영향이 없을 거란 분석이 우세했지만, 무료라는 특성 때문에 수많은 이용자가 보안시장에서 이탈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NHN 때문에 보안시장이 아예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안업체들이 NHN을 곱게 바라보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우수한 개발인력을 잇따라 빼가는 게 그것.
업계에 따르면 NHN은 보안시장 진출을 위해 백석철 전 하우리 부사장을 비롯해 8명의 개발인원을 충원했다. 백석철 전 부사장은 리눅스시큐리티 대표를 맡았었고 하우리에서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역임한 '개발통'이다. NHN은 보안 개발자 외에도 100여명에 이르는 개발자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하우리 개발인력의 상당수가 NHN으로 옮겨 회사가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NHN의 보안시장 진출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할 것"이라며 "무료서비스의 한계성 때문에 결국 이용자들도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NHN은 "백석철 전 부사장은 보안업무가 아닌 소셜 네트워크 업무를 위해 영입했을 뿐이며 무료백신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지나친 감이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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