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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이 시장에 나와 거래되기까지는 크게 두 단계를 거친다. 증권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처음 파는 ‘발행’과, 이미 발행된 증권을 투자자끼리 사고파는 ‘유통’이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올해 2월 공포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발행 측에 발행인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토큰증권을 분산원장에 등록·관리할 수 있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을, 유통 측에 다자간 장외거래를 중개하는 ‘장외거래 중개업’을 각각 두도록 했다. 발행 인프라와 유통 인프라가 별도 인가·주체로 설계된 것이다.
최 팀장은 “하반기 STO 시장의 관건은 하위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마련될지, 특히 발행과 유통을 어떻게 열어줄지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행·유통을 분리하면 초기 이해충돌은 해결할 수 있지만, 미국과 달리 국내는 시장 초기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작은 초기에는 참여자와 거래가 적은데, 발행과 유통 인프라가 나뉘어 있으면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는 미국이 시장을 빠르게 키운 배경도 발행·유통 구조에서 찾았다. 최 팀장은 “토큰화 주식은 블록체인에서 출발한 영역”이라며 “토큰화 상품을 발행하는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주주 명부까지 관리하는 명의개서 업무를 함께 맡는 식으로, 발행과 유통이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국채·머니마켓펀드(MMF) 수요가 이미 확립돼 있어 이 구조가 자연스러웠다”며 “기축통화국이 아니고 제도를 후행적으로 여는 국내는 후발주자로서 초기 유동성이 흔들릴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제도적 준비가 돼 있는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장병호 대표 선임 이후 중장기 목표로 ‘디지털 자산 전문 증권사로의 전환’을 제시하고 ‘글로벌 넘버원 RWA 허브(Hub)’ 비전을 선포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STO·온체인 사업과 글로벌 확장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디지털혁신실을 부문 단위로 격상해 플랫폼 기획과 개발 기능을 통합하는 등 디지털 자산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자산 전담 리서치 조직도 새롭게 꾸렸다. 전 코빗 리서치센터장이었던 최 팀장은 해당 조직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최 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증권사 중 디지털자산 전담 리서치 조직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리서치팀에 대해 소개한다면.
△디지털자산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이전에는 관련 연구가 디지털자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시기적으로 맞물린 STO, 실물연계자산(RWA) 시장 등 제도적으로 열리는 분야를 많이 보고 있다. 팀은 지난해 12월 만들어졌고, 최근 연구원 한 분이 합류하는 등 팀을 계속 구축해 나가는 단계다.
-해외에서는 블랙록·JP모건 같은 곳이 전통 자산 토큰화를 제도권 인프라로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는 앞으로 어떻게 하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나.
△자본시장법 안에서 STO를 열어준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하위규정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하반기 국내에서는 하위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마련될지, 특히 발행과 유통을 어떻게 열어줄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과 장외거래 중개업을 통해 발행·유통을 분리하는 것은 초기 이해충돌은 해결할 수 있지만, 시장 초기에는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 고민이 필요하다. 이 대목은 미국 지니어스(GENIUS)법과 유사하다. 지난해 7월 법이 제정될 때는 금방 열릴 것 같았지만, 세부 규정은 지금 나오고 있다. 국내도 법 개정은 됐지만 다음 단계인 세부 규정이 중요하다.
-미국 등 해외는 토큰화 상품 시장을 어떻게 키웠나.
△해외 토큰화 시장은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 위에서 먼저 성장했다. 블랙록의 비들은 블랙록이 자산을 운용하고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토큰발행과 명의개서를 담당하며 BNY Mellon이 수탁을 맡는다. 전통금융의 역할 분담은 유지하되, 이를 온체인 인프라 위에서 연결한 구조다.
미국 상품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이미 대규모 수요가 존재했던 단기 국채, MMF 시장이 있다. 여기에 달러 기반 자산에 대한 수요 등이 결합되면서 토큰화 상품이 성장할 수 있었다.
-국내 증권사·거래소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떤 전략이 가장 중요한가.
△토큰화 시장이 열리는 데 있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협력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미국 브로커리지 인프라 기업 알파카 시큐리티(Alpaca Securities)는 투자자가 토큰화 주식을 매수했을 때 그 기반이 되는 기초 주식을 매입·수탁하는 인프라 역할을 한다. 시큐리타이즈가 토큰화 버전의 발행·관리를 맡는다면, 알파카 시큐리티는 발행된 토큰화 주식의 기초 주식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국내 증권사도 이런 인프라 단의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제도가 아직 미비할 뿐, 인프라 작업 준비는 가능한 영역이다.
-코스피가 강세인 반면 디지털자산 시장은 침체돼 있다. 하반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암호화폐 시장이 부진했던 이유부터 말하면, 5~6월쯤 매크로 불확실성이 있었고 위험 회피 심리가 강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도 3주 연속 유출됐고, IPO·AI 관련주로의 자금 순환매도 겹쳤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이슈들만 잦아들면 얼마든지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비트코인은 유동성과 매크로에 가장 민감한 자산이므로 이 요인이 중요하고, 정책 이슈는 길게 봐야 하기 때문에 하반기 전망에서는 별도로 두는 편이다.
-최근 스트래티지(Strategy)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비트코인을 매도했다.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겠다”던 회사가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이 술렁였는데, 어떻게 봐야 하나.
△배당 재원 확충 이슈가 배경이다.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겠다”던 기조가 바뀌는 점이 시장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처음과 달리 매도가 반복되면서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기업들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다만 대량 매도 가능성은 여전히 낮게 본다. 안 팔던 기업이 매도를 반복하면서 우려는 커졌고 단기 압력은 있을 수 있지만, 시장 전체 흐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기본적으로 유동성과 매크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 등으로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됐는데, 하반기 들어서는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고, 언제쯤 흐름이 돌아설 것으로 보나.
△자금 순환매, 매크로 불확실성, 위험자산 회피 등이 영향을 준 것 같다. 다만 그 규모도 줄어들고 있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등을 보면 과도한 레버리지가 정리되며 관망세로 가고 있다. 지난해처럼 큰 호재가 없고 주식 시장으로 자금 순환매가 나오면서 관망 심리로 가고 있는데, ETF 쪽의 대규모 유출은 정리되는 흐름이라고 본다. 새로운 악재가 터지면 다시 빠질 수 있겠지만, 지금 추세로는 정리되는 국면이다. 자금이 다시 유입되려면 매크로와 유동성이 관건이다. 비트코인 주도의 장세가 유지된다는 가정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잦아들고 인상 우려가 나오면 비트코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연합 OUSD에 국내 대기업 여러 곳이 참여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보나.
△국내 굵직한 기업들이 참여 리스트에 올라 처음엔 놀랐는데, 이후 공식 협업은 없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 모델이 시장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발행사의 주요 수익원이 국채 등 준비자산 운용수익인데 이를 참여사에 나눠주겠다고 하면서 서클(Circle) 같은 발행사 중심 모델이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기업 참여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부진에 따른 우회로 보기는 어렵다. 첫째, 운용수익을 어떻게 나눠줄지 구체적 계획이 하나도 나온 게 없다. 둘째, 이름값 있는 파트너를 끌어들이는 것과 테더·서클이 과반 이상을 점유한 상황에서 실제 채택을 이끌어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나눠주겠다고 발표하는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실제 채택과 활용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