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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환단고기' 언급에…야권 “백설공주도 실존인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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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I 2025.12.14 19:28:02

李. 12일 정부부처 업무보고서 환단고기 언급
한동훈 "대통령실 해명, 환단고기 신봉자식 방어"
김은혜 "환단고기는 신앙 영역, 학계는 위서 규정"
이준석 "환단고기 옹호 위해 사학자를 친일로 몰아"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연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자료를 보며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환단고기 사태’에 대한 오늘 대통령실 해명은, 환단고기 안 믿는 절대다수를 싸잡아 ‘친일 식민사관’이라고 하고, 환단고기 믿는 극소수를 민족정신이 깨어 있는 사람이라고 갈라치기 하려는 후진 의도를 보여준다. 환단고기 신봉자들이 쓰는 공격방어 방식과 동일하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환단고기를 믿느냐 안 믿느냐는 음모론적 세계관이냐 과학적 세계관이냐의 문제이지, 9천년 전 유라시아땅 전부가 우리 땅이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안 믿는 게 식민사관과 뭔 상관이냐”며 “국민들 상대로 위서 ‘환단고기’ 꺼내 들고 갈라치기 역사관 강요하기 전에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일베 역사관을 아직 유지하고 있는지, 혹시 바꿨다면 언제, 왜 바꾼 건지 답해야 한다. 역사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환단고기는 역사학계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누군가 조작한 위서라고 결론 난 것이고, 그 결론 난 지 오래인데 2025년에 갑자기 대통령이 역사 업무 담당하는 동북아재단에다가 환단고기에 대하여 의미 있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고 관점 차이일 뿐이니 대응하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관점의 차이라고 하는 건 백설공주가 실존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며 “대종교의 확신이든 구원의 서사이든 환단고기는 신앙의 영역이지 역사가 아니었다. 그래서 학계에서 위서로 규정된 것이다다. 대통령이 뭐든지 믿는 건 자유다. 그러나 개인의 소신을 역사에 강요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이 “철 지난 환단고기 타령을 늘어놓았다”며 “정통 역사학자를 가르치려 드는 그 용감한 무식함에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표현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SNS에 “‘당신들이 날리면을 바이든이라고 들은 거야’ 지금 생각해도 황당한 국가적 망신이었다. 그런데 ‘환단고기 옹호가 아니라, 역할 해달라는 취지야’라는 오늘 나온 궤변은 뭐가 다르냐”며 “이 두 건의 공통점이 결국 대변인이라는 사람들이 국민을 우습게 알고 가르치려고 드는 것 아니냐. 국민듣기 평가가 이제 이해력 테스트로 바뀐 것인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뜬금없는 환단고기 옹호를 쉴드치기 위해 다른 사학자들을 친일사학자로 몰기까지 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해야 할 일은 이런 궁색한 해명이 아니다. ‘환단고기는 유사역사학이 맞고, 부적절한 언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환단고기는 위작이다. 1911년 이전 어떤 사료에도 등장하지 않고, 근대 일본식 한자어가 고대 기록에 나오며, 고고학적 증거와 정면 충돌한다”며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라고 비판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정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을 두고 “그 주장에 동의하거나 그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국가의 역사관을 수립해야 하는 책임 있는 사람들은 그 역할을 다해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질문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교육부 등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과 관련해 무슨 ‘환빠 논쟁’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이사장이 “모른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단군, 환단고기, 그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지 않느냐.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동북아 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이사장은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고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닌가”라며 “쉬운 의제는 아니다. 결국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 거냐, 근본적 입장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고민거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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