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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위원장의 자진사퇴는 전날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부터 예견됐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하는데, 표결 전 이 직무대행이 자진 사퇴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는 지난 10개월 넘게 위원장과 부위원장 2인 체제를 지속해 왔고, 이달 2일 김홍일 전 위원장 자진 사퇴에 이어 이 부위원장까지 사퇴하면서 초유의 ‘0인 체제’를 맞게 됐다.
방통위 ‘0인 체제’ 사태는 여야 간 ‘공영방송 전쟁’에서 비롯됐다. 야당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해 방통위 2인체제 구성을 막겠다는 의도로 이 직무대행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 직무대행의 직무를 정지시켜 이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1인 체제에 머물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방통위가 전체 회의 개최 및 의결의 최소 요건은 2인 체제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현행법에는 위원회 회의는 2인 이상, 위원회 위원장이 소집하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돼 있다는 게 근거다.
방통위가 2인 체제로 구성되면 오는 8월 공영방송 이사진을 교체할 전망이다. KBS, MBC, EBS 모두 여권 추천 이사들이 이사회 과반을 점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야당은 방통위가 전체 회의 개최 및 의결 최소 요건이라고 주장하는 ‘2인 체제 구성’을 막기 위해 여러 경로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에 맞서 대통령실과 여당은 방통위 2인 체제 구성을 위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이 즉시 후임 상임위원을 임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원장과 달리 이 직무대행은 상임위원의 신분이라 사퇴 후 청문회 등의 절차 없이 대통령이 후임을 임명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다시 직무대행 1인 체제가 되고, 이진숙 후보자가 임명되면 2인 체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