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NXC 공매가 거듭 유찰된 건 금액 자체가 큰데다 지분을 취득해도 2대 주주란 점에서 큰 매력도가 없어서다. 정부는 앞서 1, 2차 공매에서 NXC 지분 통매각을 우선 순위로 진행했는데 당장 5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베팅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또한 고 김 창업주의 부인인 유정현 이사 등 오너 일가가 가진 NXC 지분은 69.34%로 29% 남짓한 지분으로는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기도 힘들다.
다만 지난 두 차례 공매가 유찰되면서 향후 지분 매각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제부터 물밑에서 NXC 지분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가장 현실적이면서 유력한 인수 대상은 사우디와 중국이다.
실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PIF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에 꾸준히 투자를 단행, 지분율을 10.23%까지 끌어올리며 4대 주주까지 올라섰다. PIF는 넥슨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 지분(9.30%·2대 주주)까지 사들이며 국내 게임사들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게임을 신성장동력으로 보는 빈 살만 왕세자의 의중이 담겼다는 측면에서 PIF가 NXC 지분에 관심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텐센트도 글로벌 전역에 전방위 투자를 진행 중인데 국내도 크래프톤(13.73%), 넷마블(17.52%), 시프트업(약 24%) 등에 지분을 갖고 있다. 대형 게임사는 물론 다양한 중소 게임사들에게도 투자를 단행하며 국내 게임시장에서 텐센트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지난해 7월엔 국내 게임사들의 연합인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로 정식 합류하기도 했다. 더욱이 텐센트는 2019년 NXC 경영권 매각 추진 당시에도 예비입찰에 참여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NXC 관계자는 “상속세 물납 주식인만큼 회사 차원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공매가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규모가 규모인만큼 당장 지분의 주인이 정해지긴 힘들겠지만, 국내 게임업계의 대표성이 있는 넥슨인만큼 상징성이 있는 사안”이라며 “외국계 자본의 국내 게임계 잠식이 우려되긴 하지만 국내에서 마땅한 대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