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 서울의 심장부 종로에서 출마하겠다”며 “종로에서 힘차게 깃발을 들고 우리 당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말했다. 종로는 윤보선·노무현·이명박 등 대통령을 2명 이상 배출한 유일한 지역구이자 대통령이 집무하던 청와대가 있는 곳이어서 원조 정치 1번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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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의원은 “종로를 빼앗긴 채로는 수도권 정당이라 할 수 없고 수도권 총선 승리의 제1 조건이 바로 종로 사수”라며 “더불어민주당 역시 지지세가 약한 부산·경남에서 도전을 거듭한 끝에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청년의 꿈을 키웠던 종로의 품으로 돌아와 4선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세계를 품은 종로의 넓은 가슴으로 제 꿈과 열정을 품어주십시오”라며 “정기국회 일정이 끝나는 대로 벅찬 가슴 안고 달려가겠다”고 부연했다.
이번 출마 결정을 두고 하 의원은 “당과 상의했다”며 “당에서도 종로 출마가 확정된 사람이 아무도 없고 제 출마를 양해해줬다”고 전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역시 “용기 있는 도전이라고 격려해줬다”는 것이 하 의원의 전언이다.
이와 함께 하 의원은 최재형 의원에게도 양해를 구했다고 했다. 하 의원은 “최 의원은 제가 매우 존경하는 분이기 때문에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최 의원은 ‘어떻게 막겠나’라고 양해하겠다고 답변을 줬는데 종로 사수라는 국민의힘 총선 대과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네거티브를 하지 않고 선의의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하 의원은 종로 차출설이 제기되는 한동훈 장관에 대해 “전국적 총선 전략을 생각해보면 전국 선거를 도울 만한 간판 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 장관이 지역구에 매이면 당의 전국적 지지율을 높이고 다양한 분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비례대표 출마가 적합하다고 봤다.
이어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비례대표 후순위로 출마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우리 당 지지율을 정하고 그에 걸맞게 비례대표 번호를 달아 결사항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그는 당을 향한 쓴소리도 던졌다. 하 의원은 “지금 당의 큰 문제는 수도권 총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전략이나 방향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고 이끌고 있지 못하다”며 “오늘 종로 출마 선언을 결심한 것도 저부터 기준을 잡고 수도권 선거를 준비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 혁신위가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로 희생해줄 것을 권고한 중진 의원과 출마 관련 얘길 나눴느냐는 말에 “어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결혼식장에서 만나 뜨겁게 포옹했다”며 “원 장관이 오시면 중책을 맡아야 하고 이번 총선을 이끌 리더들과 수도권 총선에 있어 제 역할을 충실히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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