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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1일 발표한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원내대변인, 비서실장 등 주요 원내대표단 인선도 계파색이 옅은 비명계 위주다. 박 원내대표는 송기헌 의원을 운영수석으로 지명하고 원내대변인은 김한규·이소영·홍성국 의원, 비서실장은 민병덕 의원이 맡도록 했다.
박 원내대표가 통합을 거듭 주장한 데에는 총선을 앞두고 친명·비명 간 계파 구도가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가 친명·비명이 유효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애초에 통합을 이루겠다는 것의 전제는 당에 분열이 있다는 것이고 이게 공천 과정에서 심화할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원내대표의 공개적 바람과 달리 범친명계라고 불린 홍익표·김두관·박범계 의원을 일거에 꺾고 과반 지지로 당선된 것이 곧 ‘비명계 결집’의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명계의 한 재선 의원은 “당초 결선을 예상했으나 결과는 1차에서 끝났다. 그것만 봐도 당내에서 변화의 기류는 확실하다”며 “비명계가 원내 지휘봉을 잡은 만큼 이재명 중심이었던 민주당이 조금씩 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흐름에는 이 대표 체제론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당내 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선 이낙연 전 대표의 오는 6월 귀국을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이 대표의 대체재가 없다는 평이 오가는데 이 전 대표는 그 역할을 맡을 적임자로 꼽히기도 한다. 앞서 지난달 17일 장인상을 위해 귀국했을 당시, 설훈·오영환·윤영찬·이개호 등 의원들과 만찬을 하고, 친낙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 관계자들과 회동을 하면서 이 전 대표는 최근 당의 행보에 “안타깝다”고 밝힌 것으로도 전해졌다.
비명계의 재결집과 더불어 이 전 대표의 귀국과 맞물리면서, 이 대표를 향한 ‘질서있는 퇴진’이 또 다시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제든 비명계가 결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원내대표) 선거였다”며 “이 전 대표가 돌아올 시, 그 역할론이 요구된다면 이 대표의 거취 얘기도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한 비명계 초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귀국하더라도 역할을 기대하기엔 무리일 수도 있다”며 “지금 박 원내대표가 된 것도 총선 승리를 위해 당내 갈등을 줄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본다. 이 전 대표가 당에 등장하는 것이 과연 당을 위한 것일까에 대해선 좀 더 숙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