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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대지진 사망자 1만2000명…대통령, 초기대응 결함 인정

장영은 기자I 2023.02.09 09:29:20

지진 발생 사흘째…튀르키예 9000명·시리아 3000명 사망
골든타임 지나가고 있지만 인력부족·추운날씨로 구조 차질
에르도안, 초기 문제 인정했지만 "이런 재난 대비 불가능"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튀르키예(터키) 남부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2000명 수준으로 늘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카흐라만마라슈를 찾아 지진 피해 상황을 발표했다. (사진= AFP)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발생 사흘째인 8일(현지시간) 자국에서 이번 지진의 여파로 9057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5만297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지진 피해가 큰 지역 중 하나인 카흐라만마라슈를 찾아 피해 상황을 직접 발표했다.

튀르키예 남쪽 국경과 맞닿아 있어 이번 지진의 직격타를 맞은 시리아에서는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을 포함해 총 299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합하면 현재까지 1만2049명이 숨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진이 사람들이 자고있는 새벽에 발생해 붕괴된 건물들을 수색하면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14%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자연재해가 발생한 이후 72시간까지를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봤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의 자연재해 전문가인 스티븐 고드비 박사는 “(자연재해 발생 후) 생존율은 24시간 이내에는 74%지만, 72시간 이후에는 22%, 닷새째에는 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사진= AFP)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새벽 4시를 조금 넘어 첫 지진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인명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피해 지역이 광범위한 데 비해 구조 인력과 장비가 여전히 부족하고,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겨울로 영하의 날씨인 것도 생존율을 떨어뜨린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조작업에 참여한 전직 언론인 오젤 피칼은 AP통신에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지면서 희생자들 중 일부는 얼어 죽었다”며 “건물 잔해 속에서 살아서 나오는 사람은 없다”고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튀르키예 내부에서는 재난 초기 정부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부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이런 재난에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금은 단합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네거티브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년째 장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5월 조기 대선에서 연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시리아의 상황은 훨씬 열악하다. 시리아 정권은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고, 전쟁 피해를 입은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난민들은 튀르키예를 통해 국제사회의 구호물자를 받아왔는데 지진으로 중단된 상태다.

튀르키예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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