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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빚바랜 문 대통령 1호 업무지시

김정민 기자I 2019.01.13 18:27:16
[이데일리 김정민 부장]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했다. 지난달 21일 갤럽의 12월 3주차 조사때만 해도 부정평가가 긍정을 앞서는 ‘데스크로스’를 기록하는 등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리얼미터 1월 2주차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전주 대비 3.7%포인트 오른 50.1%로 두달만에 50% 선을 회복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등 요인에 대한 분석은 대동소이하다. 연말부터 본격화한 문 대통령의 민생·경제 행보가 고용참사에 분노한 여론을 달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서울 을지로 남포면옥에 가면 문재인 대통령이 남긴 글귀가 걸려 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 아래에 ‘2015. 10. 20 문재인’이라고 써 있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를 지낼 때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의식주가 보장돼야 한다. 사람은 일을 하고 댓가를 받아 음식을 사고 살 곳을 마련하고 자녀를 키우고 세금을 낸다. 사람이 사람답기 위해서는 ‘노동’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이 없으면 일자리가 없고 일자리가 없으면 노동도 없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드는 데 있어 경제가 중요한 이유이자 고용률 하락에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분노한 이유다.

문 대통령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집권초 친노동정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선의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 결과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지난해 18%로 전년(23.8%) 대비 5.8%포인트나 떨어졌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2015년 21.3%, 2016년 23.2%, 2017년 23.8%로 3년 연속 상승했다가 지난해 3년만에 꺾였다. 16.4%나 오른 최저임금 영향이다.

문제는 이들 중 일부는 임금수준 상승으로 저임금노동자에서 탈피했지만 또다른 일부는 아예 직장을 잃어 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혜택을 본 이들은 해고가 쉽지 않은 정규직이고 고용주가 임금인상 여력이 있는 직장에서 근무했을 가능성이 크다.

논어의 자로 편에 보면 ‘욕속부달 욕교반졸’(欲速不達 欲巧反拙)라는 문구가 나온다. 공자가 한 마을의 태수가 백성을 다스리는 방법을 묻자 답한 말이다. “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欲速不達), “무리해서 잘하려다 오히려 일을 망칠 수 있다”(欲巧反拙)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일은 2017년 5월 10일이다. 이제 겨우 1년 7개월이 지났다. 임기 만료일인 2022년 5월 9일까지 3년 5개월이 남았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날 내린 1호 업무지시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다. 관심이 쏟아졌고 일자리위원회 직원들 사기도 높았다.

그러나 최근엔 존재감이 많이 희미해졌다.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 컨트롤타워를 자처하지만 정부부처에 영(令)이 서지 않아서다.

문 대통령이 내일이라도 일자리위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 1호 지시가 낳은 결과가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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