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 핵심 실세로 활약해온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가장 큰 수혜를 누렸다. 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인데다 만찬장이나 상황실에서도 전면에 부각된데 이어 정상회담 의제까지도 좌지우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6~7일 이틀간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쿠슈너 선임고문이 가장 눈에 띄었다고 보도했다.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맏딸 이방카의 남편으로 공식 직책 이상의 실권자로 통한다. 특히 쿠슈너는 추이 텐카이 주미 중국대사와의 공조를 통해 막후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 동맹국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러라고 리조트를 회담장소로 선정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았던 것도 쿠슈너의 작품이라는 게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이다.
특히 지난 7일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한 사진에 따르면 시리아 공습을 보고받은 마러라고 임시상황실에서 쿠슈너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함께 대통령의 오른쪽에 앉아 있었다. 또다른 실세로 `왕수석`이라 불리던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트럼프 대통령 뒤쪽의 맨 구석자리에 앉아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시 주석을 환영하는 만찬장에서도 쿠슈너는 아내인 이방카와 함께 시 주석 부부 옆자리에 앉았고 배넌은 만찬에 참여했지만 역시 테이블 끝자리 근처에 앉았다. 앞서 배넌은 쿠슈너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다 지난주 갑작스럽게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배제된 것도 역설적으로 쿠슈너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실제 쿠슈너의 영향력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에게 영향을 끼칠 정도로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틸러슨 장관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났을 때에도 막후엔 쿠슈너가 자리하고 있었다. 미 국무부도 틸러슨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쿠슈너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에서 쿠슈너의 자녀들이 시 주석 부부 앞에서 중국 민요를 부른 것은 경색된 회담 분위기를 녹였다는 칭송마저 들었다. 이방카와 그의 딸 아라벨라는 올해 초 주미 중국대사관 설날 행사에도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이밖에도 이번 회담에서 양국간 껄끄러워 이슈인 기후변화 문제나 중국내 인권 이슈 등이 아예 의제로 채택되지 않은 것 역시 쿠슈너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