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정열의 나라 브라질`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안정적이면서도 고금리를 거둬들일 수 있는 브라질 채권 매력에 푹 빠진 것.
특히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데다 과거에 비해 낮은 국내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브라질 채권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삼성 동양종금증권(003470)을 통해 브라질 채권이 7000억원 이상 팔려 나갔다. 삼성증권(016360)은 판매 보름만에 2000억원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해외펀드에서 2401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한달 동안 브라질 채권 2700억원을 팔았다. 올해 1조원까지 판매를 늘린다는 목표다.
가입금액이 1000억원대 이상으로 큰 손들 중심의 뭉칫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채권이 돈 되는 이유에 대해 5가지를 꼽는다.
첫번째 매력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고금리`다. 브라질 국채의 기대수익률은 금융거래세 6%를 내더라도 10%대를 넘어선다.
금융거래세는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는 초기에 부과된다. 때문에 단기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2년 이상의 만기 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둘째는 비과세 혜택이다. 한국과 브라질 사이에 맺어진 조세협약으로 브라질 채권에 발생한 이자소득은 국내 세법에 의해 과세되지 않는다.
특히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상회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해당되는 고액 자산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브라질 채권의 비과세 매력은 무시하기 어렵다.
셋째는 높은 브라질 경제 성장률이다. 금융위기 이후 브라질은 빠른 경제 회복을 이뤘다. 브라질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면 레알화의 가치도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GDP 규모에서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7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까지 나온다. 월드컵(2014년)과 올림픽(2016년)의 연이은 개최로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다.
넷째는 레알화의 평가절상이다. 레알화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을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다. 레알화는 과거부터 평가 절상되고 있는 추세다.
다섯째는 노후상품으로 그만이다.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면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노후 준비에도 제격이다.
정범식 삼성증권 리테일채권팀장은 "전체 판매액 중 30%정도는 월 이자지급식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1억원 투자시 약 77만원이 지급돼 예상 연평균 수익률이 8.7%나 되는 고수익 상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식의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환율 ▲신흥국 리스크 ▲조세 협약 변경 가능성 등 3가지를 위험 요소를 꼽는다.
첫째 위험요소는 환율이다. 현지 통화 기준으로는 고금리 채권이지만 브라질의 통화인 헤알화가 원화 대비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원화로 지급되는 최종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레알화가 강세면 환차익을 추가로 벌 수 있지만 약세일 경우 수익률은 예상치를 밑돌 수 밖에 없다. 또 상품 만기시 레알화→달러화→원화 순서로 환전되기 때문에 원화가 강세일 경우 거둬들이는 금액은 줄어든다.
둘째는 한국과 브라질 조세협약의 변경 가능성이다. 아직까지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가 많지 않아 비과세로 남아 있었지만 브라질 채권에 수조원대의 자금이 몰린다면 정부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는 것. 1년 단위로 갱신되는 한국과 브라질 조세 협약은 언제든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신흥국 리스크`다. 신흥국들은 최근 물가 상승으로 금리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정책금리 인상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 금리 인상시 채권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 또 신흥국인만큼 선진국보다는 금융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은 나라에 투자한다는 것도 살펴봐야할 점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자 소득에 대해 38.5%의 세금을 내야 하는 거액자산가의 입장에선 매력적인 투자처일 것"이라며 "하지만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는 고금리를 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화에 분산 투자한다는 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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