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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존스턴 스타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PC맥(PCMag)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후반 발사가 예상되는 스타클라우드-2(Starcloud-2)에 더 대규모 GPU 클러스터와 함께 비트코인 채굴 전용 하드웨어인 ASIC(주문형 반도체)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는 비트코인 채굴도 포함된다”며 “두 번째 우주선에 탑재되는 비트코인 채굴용 ASIC를 이용해 우주에서 처음으로 코인을 채굴하는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개념은 궤도 환경만의 두 가지 장점에 기반한다. 태양동기궤도에 위치한 위성은 거의 끊임없이 햇빛을 받을 수 있어, 지상 태양광 발전이 겪는 밤 시간대나 대부분의 기상 변수 영향을 피할 수 있다. 동시에 우주의 진공은 거대한 열 흡수원 역할을 하므로,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는 냉각 시스템 없이도 방열판을 통해 폐열을 우주로 직접 방출할 수 있다.
스타클라우드는 이러한 조건이 에너지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는 궤도 데이터센터가 기존 지상 시설보다 에너지 비용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으며, 수명주기 기준 탄소배출도 비슷한 폭으로 줄일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비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타클라우드는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8만8000기의 위성으로 구성된 궤도 컴퓨팅 인프라 군집에 대한 승인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존스턴은 장기적으로 수 킬로미터에 걸친 대형 태양광 어레이를 기반으로 5기가와트(GW) 규모의 궤도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비트코인 채굴은 이 에너지 모델의 초기 시험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채굴 장비는 고성능 AI 프로세서보다 훨씬 저렴하며, 궤도 태양광 어레이가 생산하는 잉여 전력을 수익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ASIC 채굴 장비는 보통 한 대당 수백달러에서 수천달러 수준인 반면, 첨단 AI GPU는 수만달러에 이른다. 또한 채굴은 본질적으로 전력을 암호학적 연산으로 전환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끊임 없이 공급되는 태양에너지는 지구 밖 발전 방식과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동시에 채굴 장비의 효율 개선 속도는 과거보다 둔화됐다. 이는 장비 교체 주기가 길어졌다는 뜻이며, ASIC이 더 오랜 기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 우주에서 운영할 때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주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하자는 아이디어는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스타클라우드의 계획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실제 하드웨어를 배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첫 사례 중 하나다. 또 다른 스타트업인 인터코스믹 에너지(Intercosmic Energy)도 태양에너지 기반 궤도 채굴 시스템 로드맵을 제안한 바 있지만, 아직 운영 가능한 하드웨어를 발사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우주용 하드웨어는 방사선 노출, 극심한 온도 변화,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 가능성을 견뎌야 한다. 위성 신뢰성 역시 여전히 우려 요인이다. 스타클라우드-1에 탑재될 예정이던 GPU 중 하나는 발사 전에 이미 고장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 당국과 환경단체들도 이 계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규모 위성 군집은 궤도 혼잡과 연쇄적인 우주 파편 충돌 위험, 이른바 ‘케슬러 신드롬(Kessler syndrome)’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기술업계 내부에서도 단기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비판론자들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궤도 상에서 유지·운용하는 데 따르는 물류적 난제가, 적어도 초기 몇 년간은 에너지 절감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궤도 컴퓨팅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 등도 모두 컴퓨팅 작업을 지원할 수 있는 궤도 인프라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궤도 데이터센터 서비스시장은 향후 10년 간 빠르게 성장해 위성 제조와 발사 기술이 성숙함에 따라 수백억달러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스타클라우드에게 비트코인 채굴은 최종 목적지라기보다 일종의 시연에 가깝다. 회사는 ASIC을 AI 하드웨어와 함께 운영함으로써, 궤도상에서 끊임없이 공급되는 태양에너지가 차세대 AI 워크로드와 에너지 집약적인 가상자산 연산을 모두 지원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올해 후반 스타클라우드-2 임무가 성공한다면, 우주에서 처음 채굴된 비트코인이 예상보다 더 빨리 등장할 수 있다. 이는 우주기술과 디지털 인프라의 접점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스타클라우드는 앞서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스타클라우드-1(Starcloud-1)을 발사하며 처음으로 개념 검증에 성공했다. 소형 냉장고 크기의 이 위성에는 엔비디아 H100 프로세서 5개가 탑재됐으며, 데이터센터급 GPU가 궤도 상에서 작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임무에서 스타클라우드는 우주에서 소규모 대형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는 데 성공했고, 구글 제미나이(Gemini)의 한 버전을 기반으로 추론 작업도 수행했다. 이 실험은 통상 지상 대형 시설에 설치되는 고성능 컴퓨팅 작업이 우주의 진공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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