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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다리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아도 하지정맥류일 수 있다

이순용 기자I 2023.05.18 10:39:41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김원종 원장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김원종 원장] 하지정맥류(varicose vein)는 그리스어 ‘Varix’로부터 온 것으로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진’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어, 보통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피부 밖으로 혈관이 돌출되어 다리에 푸른 핏줄이 보이는 것이 떠오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혈관이 튀어나와야 하지정맥류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혈관이 돌출되지 않은 매끈한 다리를 갖고 있는 환자들이 더 많다.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김원종 원장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은 동맥을 통해 다리 조직에 전달되고, 다시 심부정맥과 표재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다리 정맥은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혈액을 전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판막’의 도움을 받아 혈액이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그렇지만 유전, 출산, 노화, 비만, 운동부족, 흡연, 직업상 오래 서있는 자세 등으로 다리 정맥의 벽이 약해지면서 일방향성의 정맥 판막이 손상되어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역류하여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 바로 하지정맥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8만4천여명에서 2021년에는 24만8천여명으로 약34%의 증가세를 보였고, 남성환자보다 여성환자가 2배정도 많았으며 특히 40대~6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다리가 붓고, 묵직하며, 쉽게 피곤해 진다. 자다가 종아리에 쥐가 나고 저리거나 아파서 잠에서 깨기도 한다. 발을 디딜 때 발바닥이나 발뒤꿈치가 아프거나 엉덩이나 허벅지 뒤쪽, 허리가 아프기도 하고, 겉에서 봤을 땐 피부에 거미줄 모양의 가는 실핏줄이 비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 환자의 70%이상이 혈관이 돌출되지 않기 때문에 발, 다리나 엉덩이, 허리에 저림과 통증이 발생할 경우 허리디스크나 협착증, 족저근막염 등으로 착각해 신경외과나 정형외과를 찾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지면서 몇 년씩 고통을 겪기도 한다. 또한 다리의 각질이나 건조함, 가려움, 변색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증상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정맥류는 혈관초음파검사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약물치료, 압박 스타킹 착용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증상이 심할 경우 발거술, 레이저 및 고주파 수술, 베나실 및 클라리베인 수술 등 여러가지 치료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환자마다 수술의 적용 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담당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증상이 있다면 주로 활동하는 낮에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고, 취침 시 발 아래에 베개를 놓고 다리를 올리고 자는 것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수시로 발 뒤꿈치를 들어 까치발 동작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뒤꿈치를 들면 종아리 근육이 수축되고 정맥이 압박을 받아 혈액순환이 원활해 진다. 수영, 자전거, 요가, 필라테스 등 꾸준한 운동으로 혈액순환 관리에 신경을 쓰고, 저염식 위주의 식사와 적정체중을 유지하면 하지정맥류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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