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감염자 증가에 검사는 줄어…수도권 확산 '위험요소'

함정선 기자I 2021.07.04 18:01:20

수도권서만 80% 이상 확진자 이어져
20대 감염자 많은데 검사 줄어…숨은 감염자 많아
델타 변이 집단감염도 증가세…빠른 전파 걱정
당국, 수도권서 방역과 처벌 동시 강화
5일부터 백신 접종 확대에 기대도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수도권에서 감염경로불명 감염자와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한 ‘4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리두기 개편안은 정작 도입하지도 못했는데 백신 접종과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방역이 느슨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감염재생산지수가 1.2로 1.0을 넘어서며 당분간 확산세가 지속될 전망인 만큼 당국이 빠르게 유행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정부도 수도권에서 백신 접종자의 야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공원이나 강변 등 야외 음주를 금지하는 등 방역 강화 조치를 내놓았다. 다만 검사 수가 감소하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 집단감염이 늘어나는 등 위험 요인은 산적해 있다.

◇20대 감염자 많은데 검사 건수는 줄어…‘숨은 감염자’ 문제

이번 코로나19 확산은 20대 활동량이 많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그럼에도 진단검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최근 1주간 10만명 당 발생률을 보면 전국이 8.8명이나 20대는 16.4명으로 배에 달한다. 서울에서는 전체 발생률이 20.7명이지만 20대는 43.1명까지 높아진다.

20대는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많아 숨은 감염자에 의한 전파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6월 확진자 1명당 접촉자 분류 건수가 서울은 7.9명, 경기는 9.1명으로 전국 10.9명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에서는 3월 이후 검사량이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6월 이후 확진자 1명당 월 검사 건수는 103.9명으로 전국 평균 115.9건보다 낮게 나타났다.

여기에 전파력이 빠른 변이 바이러스까지 더해지며 유행의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서울 마포구와 경기도 영어학원의 집단감염에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델타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델타 변이 비중은 5월까지만 해도 12%였으나 6월 26일 기준 18.2%까지 늘어났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수도권 방역·처벌 동시 강화…백신 인센티브도 제외

정부는 수도권에서 전체 확진자의 80% 이상이 발생하는만큼 수도권에 대한 방역과 처벌을 강화해 단기간에 유행을 차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학원이나 음식점, 체육시설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서 동일 업종이 방역을 위반할 경우 지역 내 해당 업종 전체의 운영시간 제한, 집합금지 등 조치를 취하도록 수도권 내 지자체들과 합의했다.

이와 함께 개인들이 방역에 대해 느슨해지지 않도록 개인에 대한 과태료나 구상권 청구도 강화하고 백신 접종자의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인센티브를 해제하기로 했다. 우선은 권고수준이지만, 지자체별로 과태료 등을 부과할 수 있다. 또한 젊은 층 등의 모임이나 접촉을 줄이기 위해 공원이나 강변 등의 밤 10시 이후 음주도 금지한다. 지자체들이 조례 개정을 통해 음주 단속에 나서게 될 방침이다. 여기에 자치구별로 확진자와 발생비율 등을 주 1회 공개하고 미흡한 시군구에는 개선계획을 요청하기로 했다.

◇5일부터 백신 접종 다시 확대…잔여 백신도 늘어나

그나마 다행인 점은 6월 중순 이후 소강상태였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5일부터 다시 확대된다는 점이다.

당국은 우선 6월 접종대상자 중 60~74세 초과예약자 약 20만명과 사회필수인력 중 30세 미만 11만명 등에 대한 화이자 접종을 이날부터 시작한다.

특히 이날부터는 예약인원과 상관없이 백신 바이알(병)을 개봉할 수 있기 때문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을 통한 잔여 백신 예약과 접종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접종예약자가 있는 경우 예약자 수에 관계없이 바이알을 개봉하고, 매일 마지막으로 개봉하는 바이알에서 발생하는 잔여량을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한 당일신속예약에 등록해 접종하도록 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1차 접종자의 델타 변이 예방률은 30%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성급하게 거리두기를 완화하려 한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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